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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2022년 임인년 새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맹미선 칼럼니스트

 

 

‘검은 호랑이해’라는 이번 2022년은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변종 오미크론이 전 세계에 퍼지며 다소 움츠린 분위기 속에 문을 열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1월 중순을 기점으로 약 2만 명에 가까운 일일 확진자 수를 기록하면서 지난 2년과 또 다른 겨울을 맞닥뜨리고 있는데요. 오미크론 확산세로 세계 증시가 휘청이는 지금, 에너지 시장은 어떤 모습일까요? 새해 전후로 발표된 여러 기관의 글로벌 에너지 시장 전망을 살펴봅시다.

 

 

주춤했던 글로벌 에너지 시장, 일 년 만에 빠르게 회복

 

코로나19 대유행 원년(2020년) 동안 국제 에너지 소비와 공급은 대체로 줄었습니다. 국가 간 교류가 단절되고 각 나라 안에서도 사람들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특히 상업과 서비스업 비중이 큰 나라에서 전력 수요가 감소했지요. 에너지 공급에서도 연료 수입의 부담이 없는 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은 증가했으나 석탄·석유·우라늄 등의 국제 거래가 위축되고 화력·원자력 발전 비중이 줄면서 전체 에너지 발전량은 감소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침체한 분위기는 그리 오래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간한 《2022년 전력 시장 보고서》를 보면, 2020년 소폭 하락했던 세계 전력 수요는 지난 일 년 사이 6%나 증가했습니다. 연간 증가량으로 볼 때 금융 위기의 여파가 있던 2010년 이후 가장 많이 증가한 수치이기도 합니다.

 

 

Global change in electricity demand,2015-2024 graph
[이미지1] 2015~2021년 세계 전력 수요 변화 및 2022~2024년 향후 수요 예측 그래프. 2020년 감소했던 에너지 수요가 일 년 만에 빠르게 회복되었다. (출처 : IEA, Electricity Market Report 2022)

 

 

특기할 점은 이렇게 늘어난 수요의 절반 이상을 석탄 화력 발전 전력이 충당했다는 것입니다. 재생 에너지 부문이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늘어난 수요를 모두 채우기에는 아직 부족하고, 가격 경쟁력 면에서 석탄이 천연가스에 비해 우위를 점했기 때문입니다. 

 

 

Global change in electricity generation,2015-2024 graph
[이미지2] 에너지원별 세계 전력 공급 변화 및 예측 그래프. 2021년 석탄 발전 비중[갈색]이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IEA, Electricity Market Report 2022)

 

 

다만 IEA는 석탄을 이용한 전력 공급이 향후 3년간 정체될 것이라 말합니다. 국제 사회에서 화력 발전 생산 및 투자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추세에다 중국·인도의 성장으로 천연가스의 낮은 경쟁력이 상쇄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이들은 재생 에너지 부문이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앞으로 늘어날 에너지 수요의 90% 이상을 충당할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석유 시장과 재생에너지 시장 사이에서

 

민간 영역에서는 에너지 시장의 변화를 어떻게 내다볼까요?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 등은 2022년 투자 전략의 하나로 에너지 관련주의 성장세에 주목합니다. 그 한 축에는 비-미국 시장인 유럽 시장에 투자하자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MSCI(모건스탠리가 발표하는 세계 주가지수) 유럽 지수가 지난 20년 동안 전 세계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보였다며, 특히 자동차·에너지·금융 분야의 수익성을 높이 샀습니다. 백여 개의 탄탄한 재생 에너지 기업이 포진하고, 장기적으로 유럽 그린 딜 기금의 지원을 받을 유럽 재생에너지 시장에 앞서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한 축에는 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기존 에너지 기업의 가치가 상승하리라는 기대가 자리합니다. 앞서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는 2022년 국제유가가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88달러 수준까지 오르리라 예상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되면서 항공 수요가 급증하리라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였죠. 또 국제 상황에 따라 그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수준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도 했는데, 실제로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긴장이 극심해지며 국제유가가 빠르게 치솟고 있습니다.

 

글로벌 에너지 정보 분석 기업 S&P 글로벌 플래츠는 천연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공급이 늘어나면 2021년 말 급격히 치솟은 전력 가격이 비교적 안정될 것이라 말했습니다. 하지만 오미크론 이후의 팬데믹 국면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과 미국·러시아의 천연가스 및 중동의 석유 공급, 중국·인도의 석탄 소비와 같은 지정학적 위험 또한 함께 짚어냈습니다. 높은 전력 가격이 재생에너지 부문 성장을 추동하는 것은 사실이나 재생에너지 발전 효율이 여전히 저조한 점 등도 우려할 지점으로 꼽았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예정보다 늦게 개최된 COP26(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은 파리 기후 협약 이후 각국의 탄소중립 실천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였으나 에너지 전환에 대한 열망에 비해 다소 부족한 성과만 얻은 채 끝났습니다. 다만 COP26은 팬데믹 상황에서 각국의 우선순위가 경제 회복에 놓인 만큼, 탄소중립을 위한 본격적인 행동을 논의하기는 어려웠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글로벌 분석기관이 재생에너지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 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해 보이지만 탄소중립이 단시일에 달성하기는 어려운 과제인 만큼,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 국면에서 재생에너지 분야가 장기적인 성장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연이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불확실성이 큰 경제상황이지만 재생에너지에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 참고 자료

IEA, Electricity Market Report 2022

S&P Global, “S&P Global Platts Analytics Releases its 2022 Energy Outlook,” 2021.12.13., https://press.spglobal.com/2021-12-13-S-P-Global-Platts-Analytics-Releases-its-2022-Energy-Outlook

 

출처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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