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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르’, 기후변화로 강해지고 잦아지는 사이클론에 신음

생물 다양성의 보고 ‘마다가스카르’,

기후변화로 강해지고 잦아지는 사이클론에 신음

 

- 기후변화와 문명의 붕괴 ⑩ - 

 

* 글 : 이지현 칼럼니스트

 

 

기후변화는 앞으로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인 동시에 이제껏 인류가 걸어왔던 과거의 역사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기후변화가 문명에 영향을 준 여러 사례를 통해 현재 인류가 겪고 있는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진단해보려 합니다.

 

기후변화, 4대 문명과 고대 그리스 문명을 견인하다​ - 기후변화와 문명의 붕괴 시리즈 ① 

(https://blog.naver.com/energyinfoplaza/222309939455)

기후변화, 마야 문명을 바꾸다​ - 기후변화와 문명의 붕괴 시리즈 ② 

(https://blog.naver.com/energyinfoplaza/222381034977)

기후변화가 가져온 식량위기, 명나라를 몰락시키다​ - 기후변화와 문명의 붕괴 시리즈 ③ 

(https://blog.naver.com/energyinfoplaza/222407531093)

기후변화가 초래한 역병, 아일랜드 대기근의 씨앗이 되다​ - 기후변화와 문명의 붕괴 시리즈 ④ 

(https://blog.naver.com/energyinfoplaza/222433417799)

기후변화, 현대문명을 불태우다​ - 기후변화와 문명의 붕괴 시리즈 ⑤ 

(https://blog.naver.com/energyinfoplaza/222489232488) 

기후변화로 국가 수도가 바뀐다, 물에 잠기는 도시들​ - 기후변화와 문명의 붕괴 시리즈 ⑥ 

(https://blog.naver.com/energyinfoplaza/222505193765) 

상승하는 해수면, 가라앉는 삶의 터전​ - 기후변화와 문명의 붕괴 시리즈 ⑦ 

(https://blog.naver.com/energyinfoplaza/222552389127)

화산폭발이 야기하는 기후변화, 강수량 감소·곡식 생산성 악화로 이어져​ - 기후변화와 문명의 붕괴 시리즈 ⑧ 

(https://blog.naver.com/energyinfoplaza/222642072926)

사막화로 인한 재난, 더스트 볼의 비극​ - 기후변화 문명의 붕괴 ⑨ 

(https://blog.naver.com/energyinfoplaza/222689001698)

 

어린왕자의 별을 떠올리게 하는 바오밥 나무,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알락꼬리여우원숭이, 어느 곳을 둘러봐도 신비한 풍광이 펼쳐지는 마다가스카르는 지구 생태계의 보고로 불리는 곳입니다. 아프리카 남동쪽에 위치한 마다가스카르는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섬나라인데요, 지역에 따라 열대, 아열대, 온대 및 사막성 기후 특성이 혼재되어 있어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고 8000만 년 전 아프리카 대륙에서 분리되면서 동·식물의 90%는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고유종으로 독자적인 진화를 거듭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마다가스카르의 생태계는 물론 도시 전체가 걷잡을 수 없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수년째 계속된 극심한 가뭄에 이어, 강력한 사이클론까지 섬을 덮쳤기 때문입니다.

 

 


마다가스카르 알락꼬리여우원숭이 Ⓒ GEF(Global Environment Facility)

 

 

4등급 이상 사이클론이 12차례 발생

 

‘사이클론’은 강한 열대성 저기압(tropical cyclone)을 뜻하는 말로, 지역에 따라 허리케인이나 태풍으로 불리는 현상입니다. 사이클론은 인도양, 남태평양, 호주 부근에서 발생할 경우에 이름 붙여지게 되는데요, 강한 열대성 저기압인 사이클론은 저위도의 따뜻한 공기가 고위도로 이동하면서 발생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다량의 수증기를 공급받으면 더 강한 비바람을 동반할 수 있어 세력이 막대해집니다. 사실 사이클론을 비롯한 허리케인과 태풍은 일 년에 평균 80회 정도 발생할 만큼 전 세계에서 흔한 현상입니다. 일반적으로 최고 풍속을 기준으로 1등급부터 5등급까지 나눠 그 세기를 판단하게 됩니다. 최고 풍속 74~95마일 정도인 1등급의 경우 관목이나 간판 등 일부가 파손될 정도이지만 최고 풍속 156마일인 4단계의 경우 주택은 물론 나무를 뿌리째 뽑아 날릴 만큼 강력합니다. 

 

 


2004년 발생한 5등급 사이클론 가필로는 관목과 건물을 파괴하고 

해안 저지대에 심각한 침수 피해를 입혔습니다. Ⓒ wikipedia

 

 

마다가스카르에서는 1911년 국립해양대기청이 기록을 시작한 이래, 4등급 이상의 사이클론이 12차례 상륙했던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이 중 4차례를 제외하면 모두 2000년 이후에 발생하였습니다. 사이클론의 발생 자체가 이례적인 현상은 아니지만 강력한 위력을 가진 사이클론의 발생 빈도가 증가한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특히 지난 2월에 발생한 사이클론 ‘바치라이(Batsirai)’는 5만 명에 가까운 이재민을 발생시켰습니다. 최대 시속 235km의 강력한 바라차이는 인도양에서 세력을 키운 뒤 마다가스카르 동쪽을 강타했습니다. 동부 해안 도시의 학교와 건물 지붕은 날아가고, 전력과 수도 공급도 일제히 끊겼습니다. 홍수와 산사태로 가옥이 침수되고 도로까지 마비되어 주민들은 식량조차 구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계속된 삼림 벌채와 몇 년간 이어진 가뭄이 피해를 가중시킨 측면도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더욱더 강력해진 사이클론입니다. 

 

 

기후변화, 더 강력한 사이클론을 만든다

 

오키나와 과학 기술연구소의 린리(Lin Li)와 피나키 챠크라보르티(Pinaki Chakraborty)가 2020년 네이처(Nature)지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바닷물이 따뜻할수록 열대성 저기압의 에너지는 더 강력해집니다.

 

50년 전과 비교하면 바다에서 육지로 상륙한 후의 강도는 두 배 이상 높아진 상황인데요, 그 원인은 기후변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해수면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열대성 저기압은 더 오래, 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사이클론이 육지에 상륙한 후 수분 공급을 받지 못하더라도 세력을 유지하며 더 깊숙이 침투하게 됩니다. 

 


50년 전(파란색)과 현재(빨간색)의 허리케인 비교. 왼쪽 그래프는 발생한 허리케인이 시간에 따라 

약화되는 속도를, 오른쪽은 허리케인이 해안에서 내륙으로 들어올수록 약화되는 정도를 나타냅니다. 

허리케인과 같은 열대성 저기압은 따뜻한 바다에서 에너지를 공급받으므로 차가운 바다와 육지에서는 

빠르게 세력이 약해집니다. 그래프를 보면 50년 전에 비해 지금의 허리케인이 더 강하게 지속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OIST / CC-by-sa 2.0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을 포함한 국제공동 연구진이 2021년 사이언스브리프 리뷰(ScienceBrief Review)에서 발표한 연구도 기후변화와 사이클론 피해의 상관관계를 뒷받침합니다.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지구 기온이 2℃ 상승하게 되면 열대성 저기압의 최대 풍속이 약 5% 더 강력해지고 강우율은 14%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기온 상승으로 대기 중의 습기가 증가하고 해수면이 상승하면 사이클론은 더 많은 수증기를 빨아들여 더 강력한 사이클론으로 바뀌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해안 침수와 홍수로 이어져 상대적으로 침수피해가 적었던 지역까지 피해가 확장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잦아지는 사이클론으로 마다가스카르 전체 인구인 2800만 명 중 
60만 명은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으며 대피한 사람도 15만 명 이상 됩니다. Ⓒ로이터 연합

 

 

사이클론이 지나간 마다가스카르는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연이은 사이클론으로 이재민들은 대피소 생활을 하고 있고, 생계를 위한 낚싯배나 농지도 모두 물에 잠겼습니다. 2020년 가을부터 2021년 1월까지 평년 대비 50% 밖에 되지 않는 심각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 닥친 사이클론은 마다가스카르의 식량난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유엔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 WFP)과 국제적십자사 등에서 필수적인 식량을 제공하고 있지만 가뭄과 사이클론이 계속되는 한 마다가스카르의 어려움은 끝이 없어 보입니다. 대다수가 농업에 종사하는 마다가스카르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탄소배출을 줄여 기후변화를 막는 것 뿐입니다. 

 

 

 

* 참고자료

 

기후변화로 더 센 태풍이 몰려온다_사이언스타임즈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a%b8%b0%ed%9b%84%eb%b3%80%ed%99%94%eb%a1%9c-%eb%8d%94-%ec%84%bc-%ed%83%9c%ed%92%8d%ec%9d%b4-%eb%aa%b0%eb%a0%a4%ec%98%a8%eb%8b%a4/

 

생물다양성의 보고 ’마다가스카르‘_환경일보

http://www.hkb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16039

 

극심한 기후 현상에 마다가스카르 포함한 세계 곳곳 인도적 위기_유엔세계식량계획

https://ko.wfp.org/news/extreme-weather-and-climate-events-heighten-humanitarian-needs-madagascar-and-around-world

 

기후변화: UN '폭풍이 휩쓴 아프리카, 기후위기 현실 보여준다'_BBC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60137242

 

기후변화로 태풍, 사이클론은 내륙 더 깊히 침투_thescienceplus

http://thescienceplus.com/news/newsview.php?ncode=1065600145811315

 

피지의 열대성 사이클론 피해 사례 분석 및 방재 대책에 관한 연구_한국방재학회논문집

출처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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