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리포트] 빅데이터로 본 재생에너지 일자리 현황

빅데이터로 본 재생에너지 일자리 현황

 

이슬기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최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전 세계가 힘을 합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2050년까지 탄소의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2020년 말 선언한 바 있다. 온실가스의 감축을 통해 기후재앙을 막는 것은 미래세대의 삶을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하는 것이라는 점을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온실가스 감축도 공짜로 얻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철강, 석유화학 등 온실가스가 많이 발생하는 중화학공업 위주의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필연적으로 이들 다배출업종에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며, 결국 탄소중립은 일정부분 경제성장을 희생하지 않고는 달성할 수 없는 어려운 목표이다.

 

 

탄소중립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루려면


일견 모순되어 보이는 온실가스 감축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 중 우리는 어느 하나도 등한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두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 있다면 어떨까? 그게 바로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육성이다. 신재생에너지는 햇빛이나 바람과 같은 자연으로부터 전기를 만들어내는 개념이다. 기존에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을 이용한 발전은 화석연료에 포함된 탄소로 인해 온실가스가 발생했지만, 신재생에너지는 발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극도로 적다. 2018년 기준으로 전기의 생산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약 40%를 차지하므로,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발전부문의 배출량 감축은 탄소중립의 관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에서는 탄소중립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크게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10%도 채 되지 않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50년까지 60~70%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발전, 숫자만 볼 것이 아니라 고용도 봐야


지금까지 발전원으로서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이어진 반면,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부가가치 및 고용 창출에 대한 정책적 고민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확대된다 하더라도 국내 산업이 발달하지 못해 주요 부품이나 건설기술 등을 수입에 의존한다면 신산업 성장으로 인한 부가가치, 고용, 수출 증가와 같은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앞서 이야기했듯 경제성장과 온실가스 감축을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서는 결국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는 반드시 극복해야할 지점이다.

 

그간 신재생에너지 산업화 및 신성장동력화 성과를 추정하고 나아가 육성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시도들이 미흡했던 근본적인 원인은 산업의 경제적 현황을 파악할 방법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슬기·길은선(2021)(「빅데이터 분석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산업의 규모 추정」 산업연구원 연구자료 2021-06)은 빅데이터 텍스트분석을 통해 태양광과 풍력산업의 산업밸류체인을 추정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개발했다. 태양광과 풍력은 정부 계획상 2018~2030 신규 설치 신재생에너지 중 97%를 차지하는 주요 신재생에너지원으로 그 중요성이 점차 증대될 전망이라는 점에서 분석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산업밸류체인은 연구개발, 제조(소재, 부품·장비), 유통, 건설, 발전, 기타서비스로 구성되어 각 단계별 사업체 수, 고용, 매출액 등을 분석했다.

 

 

제조와 건설 비중 큰 태양광, 유통 비중 큰 풍력



태양광발전 밸류체인의 주요 지표들. 왼쪽부터 사업체 수, 매출액, 고용을 나타낸다. 가치사슬별 

고용 수는 총 매출액과 밀접한 연관을 보인다. 부품 장비와 건설의 비중이 높고 유통이 낮음을 

확인할 수 있다. © 이슬기·길은선/산업연구원

 

 

태양광 산업은 사업체 수의 측면에서는 건설과 발전업이 다수이지만, 매출액 비중은 건설, 발전업과 더불어 제조업이 우세하다. 반면 대부분의 고용은 건설과 제조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제조업과 건설업의 고용 비중은 전체 밸류체인의 약 80% 수준이었다. 고용이 사업체의 수 보다는 매출액의 규모와 더욱 긴밀히 연동하여 변하고 있으므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태양광 발전의 후방산업에 해당하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매출 증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풍력발전 밸류체인의 주요 지표들. 왼쪽부터 사업체 수, 매출액, 고용을 나타낸다. 태양광발전과 

비교하면 유통 단계의 매출액이 높은 데 비해 고용이 작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이는 풍력발전의 

유통 부문이 무역 관련 업종임을 암시한다. 풍력 부문에서 수입품의 비중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 이슬기·길은선/산업연구원

 

 

풍력 산업은 태양광 산업과 비교해 사업체 수가 1/10 규모이지만, 업체들이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비교적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매출액은 유통의 비중이 가장 큰데, 이는 핵심 소재 및 부품의 국산화율이 낮은 상황을 방증한다. 고용은 태양광과 마찬가지로 제조업과 건설업에서 크게 나타났다.

 

탄소중립의 달성 과정에서 경제성장이 저해받지 않기 위해서는 국내 신재생에너지산업의 발달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주요 신재생에너지원인 태양광과 풍력 산업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태양광 산업의 고용창출을 위해서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성장이 필요한데, 최근 태양광 산업밸류체인 내 부품제조업의 성장세가 매우 둔화되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둘째, 풍력 산업은 유통업의 매출 비중이 비대하므로 국산화율을 높이고 제조-건설-발전에 이르는 에너지밸류체인의 코어를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 「빅데이터 분석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산업의 규모 추정」 산업연구원 연구자료 2021-06 논문 링크

     https://www.kiet.re.kr/kiet_web/?sub_num=8&state=view&idx=57868

출처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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