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리포트] MENA, 검은 황금이 아닌 녹색 황금에서 찾은 기회

MENA, 검은 황금이 아닌 녹색 황금에서 찾은 기회 

 

빙현지 산업연구원 신남방산업실 전문연구원

 

 

MENA(Middle East and North Africa)라는 지역은 우리에게 다소 생소하지만, 중동은 모두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MENA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을 묶어 한데 부르는 통칭입니다. 이 지역에 대해 떠오르는 이미지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것은 바로 석유일 것입니다. 석유는 환경에도 좋지 않고, 곧 고갈된다고 하는데 그럼 MENA 국가들은 무엇을 먹고 사나요? MENA 산유국에서도 이러한 걱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미래 먹거리로 새롭게 선택한 것이 바로 수소입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MENA 국가들에게 수소는 미래 먹거리로 좋은 선택일 수밖에 없습니다. 수소는 친환경 에너지라 최근의 강화되고 있는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에 적합합니다. EU는 상품을 생산하면서 배출되는 탄소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세를 2025년부터 도입할 계획인데, 제품 생산과정 뿐 아니라 생산에 필요한 전기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도 규제 대상으로 포함하는 강화된 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MENA 산유국들은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에너지 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이러한 흐름에서 피해 가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수소를 선택했을까요? 수소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맥킨지앤컴퍼니(McKinsey & Company)는 세계의 수소 경제 규모가 2050년경 약 2조 5천억 달러로 세계 에너지 수요의 20%를 수요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MENA 산유국은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에 있어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천연가스에 촉매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회색 수소, 수소 생산 시 발생되는 탄소를 모아 따로 저장해 보다 친환경적인 청색수소 모두 천연가스를 원료로 생산되기 때문에 천연가스가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는 MENA 산유국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들 국가는 재활용 에너지로 생산하는 그린 수소 생산비용도 가장 저렴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힙니다. 

 

사막의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을 상상해보면, 이들 국가가 태양발전에 얼마나 유리할지 상상이 됩니다. 또한 일부 지역은 유럽 해상지역만큼 빠르게 바람이 불어 풍력 발전에도 유리합니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의하면 대형 프로젝트의 그린 수소 생산비는 kg당 2.5~4.5달러 수준이나 MENA 지역은 2달러 미만에 생산이 가능합니다. 유전과 가스전 채굴 후 남겨진 빈 동굴은 수소 저장 시설로 활용이 가능하고,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수소의 장거리 운송과 저장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수소선박을 이용할 경우에도 가스를 수송하던 기존의 항구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어 새롭게 항만을 건설할 필요가 없습니다. 위의 장점만으로도 한가득이라 MENA 산유국들이 이미 에너지 장사에 능통한 에너지꾼들이라는 점들은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MENA 산유국 중에서도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국가는 맏형으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입니다. 사우디는 2021년 세계 최대의 수소 공급국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습니다. 2020년 9월에는 전세계에서 최초로 블루 수소를 생산해 일본에 수출하였습니다. 또한 약 600조원을 투자해 서울의 40배가 넘는 규모의 친환경 스마트시티인 네옴시티를 건설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미국의 에어프로덕츠사(Air Products)와 세계 최대의 그린수소 생산시설(2GW)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장이 완공되는 2025년부터 그린수소를 일 평균 650톤 생산해 녹색 암모니아로 변환하여 아시아와 유럽에 수출할 계획입니다.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국가들 중에서는 석유 생산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모로코의 약진이 눈에 띕니다. 모로코는 석유 자원이 풍부하지 않아 2010년경부터 태양광과 풍력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생산에 집중해 와 2020년 전력의 약 42%를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했습니다. 모로코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로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 비용이 점차 낮아지고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수소 생산이 가능합니다. 또한 모로코에서 생산된 수소는 스페인과 이어진 천연가스 수송 파이프라인을 통해 EU로 수출이 가능합니다. 오로라에너지리서치(Aurora Energy Research)는 2030년 모로코에서 수출한 그린수소가 운송비용에도 불구하고 유럽산보다 비용이 저렴해 그린 수소의 상당량을 모로코에서 수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MENA지역의 재정과 산업구조가 석유를 근간으로 삼고 있어 탈탄소화로의 방향성 추구가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탈탄소화가 이미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가운데 석유 강자로 군림했던 MENA지역이 다시 한번 새로운 에너지원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이들 국가에게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보여집니다. MENA 지역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에너지 파트너였습니다. 수소경제로의 안정적인 이행을 위해서는 장기간의 시간 소요와 국제협력이 필수적인 상황 속에서 MENA 국가들과의 에너지 협력은 새로운 장을 맞이할 때입니다. 

 

 


네옴시티 내 수소 발전소 구성 @ Global Water Intelligence

 

 


아람코의 블루 암모니아 공급 흐름 출처: icis

(https://www.icis.com/explore/resources/news/2020/10/02/10559848/world-s-first-cargo-of-blue-ammonia-arrives-in-japan-for-zero-carbon-power-generation/)

 

 


다란(Dahran)에 위치한 아람코 석유 생산시설 출처: Getty Images

(https://fortune.com/2015/05/14/saudi-arabia-russia-oil-prices/)

 

 


사우디 정부는 네옴시티에 태양 전지판들을 설치해 무한한 전력을 공급할 예정 출처: Neom 홍보자료

 

 

※ 「수소, 미래를 보장하는 약속어음」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 산업분석보고서 링크 

    https://sanhakdb.pusan.ac.kr/ko/technology/analysis/?i=1022

 

 

출처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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