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리포트] 탄소중립과 제조업의 변신

탄소중립과 제조업의 변신

 

이재윤 산업연구원 소재산업실 연구위원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국제사회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구체적인 실현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전체 온실가스배출량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 탄소중립이 핵심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9%로(2019년 기준) 주요국 가운데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제조업 중에서도 에너지 다소비 산업인 철강·금속 산업, 정유·화학 및 비금속 산업의 비중이 8.4%로 중국과 더불어 가장 높아 우리 제조업은 상대적으로 에너지 집약적 산업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제조업이 대부분인 산업부문이 국가 온실가스 총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로 발전부문과 더불어 국내 최대 온실가스 배출원인 상황이다.

 

이에 국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국내 제조업의 획기적인 탄소배출 저감이 필수적인 상황인데 국내 제조업 중 탄소배출량이 높은 6대 다배출 산업(철강, 석유화학, 정유, 시멘트, 반도체, 디스플레이)은 높은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핵심 소재·부품을 공급하며 타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에 이들 산업의 경쟁력 유지 역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뿐만아니라 우리 제조업은 성장과정에서 국제경쟁에 노출되며 높은 수준의 에너지효율 수준을 달성하고 있어 추가적인 에너지 절감 여력이 낮고 단기적으로 화석에너지 의존도 탈피를 위한 수단이 부재하기에 제조업의 탄소중립 달성이 매우 도전적인 과제임은 분명하다.

철강 조강생산 세계 6위, 석유화학 생산규모 세계 4위, 정유 정제능력 세계 5위, 반도체 세계시장 점유율 2위, 디스플레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의 탈탄소 산업구조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국제적 흐름이기에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제조업의 획기적 변신이 필요할 것이다. 제품을 만드는 단계에서 배출 최소화를 위한 생산공정의 변화와 친환경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제조업의 제품·산업구조 변화가 주요 방향이다.

 

산업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가장 높은 철강산업 경우 철스크랩 활용증대, 부생가스 재활용 기술, 스크랩 기반 전기로 제강 확대 등 실현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감축 수단을 우선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소환원제철과 같은 혁신기술의 조속한 상용화와 확산을 통해 탄소저감과 새로운 산업경쟁력 확보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산업은 원료인 석회석에 기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해결해야 하는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그러나 석회석의 완전 대체 물질이 존재하지 않기에 혼합재 사용확대를 통해 원료 사용을 절감하고 폐합성수지 확대와 수소 열원 전환을 통해 화석연료 대체를 진행하며 CCUS를 통해 잔여 배출량을 처리하는 생산방식의 변화가 예상된다. 

 

석유화학산업은 수요의 지속확대가 예상되어 탄소중립이 더욱더 도전적인 과제가 되었다.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지속적인 설비 및 공정개선 투자를 통해 에너지소비 절감을 최대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석유·납사 기반의 화석연료를 바이오·수소 등의 원료로 대체하며 종합화학산업으로의 전환이 예상된다. 

 

정유산업은 친환경·저탄소 전환으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산업 중 하나다. 산업부문 내 제조공정에서 석유류 소비는 감소할 것이고, 수송부문에서 내연기관차가 폐지된다면 정유 소비 또한 급감할 전망이다. 이러한 어려운 외부적 요인에 대처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고탄소 연료에서 LNG 등의 저탄소 연료로의 전환으로 자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향후 화학산업 진출, 친환경 바이오 연료 생산과 같은 다각화 전략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은 초미세 공정을 위한 화학물질 사용이 많아 공정배출량이 많이 발생한다. 이에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초고효율 스크러버 설치, 공정가스대체 등 공정배출량 저감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또한, 생산 증가와 제품구조 변화에 의한 전력사용량 제어가 과제이다. 

 

다배출 산업 이외의 산업에서는 연료전환이 주요 수단이기에 화석연료의 전력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이와 동시에 글로벌 RE100, ESG 경영의 확산에 따라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으로의 대체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재, 기계, 수송기기 등은 생산되는 제품이 사용과정에서 타 산업과 사회의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한다. 따라서 철강산업에서의 고강도·고기능 철강재, 기계산업의 초고효율 산업공통기기, 조선산업에서의 가스·수소 운반선, 자동차 배출기준에 대응하는 친환경 자동차 및 차세대 이차전지와 같은 탄소중립 유망 제품의 비중 확대와 관련 투자의 증가가 예상된다.

 

제조업의 변신을 촉발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이 수반될 것이다. 여기에는 탄소중립 미래 기술 선점을 위한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 친환경 설비투자 및 기존 설비의 좌초 자산화 등을 지원하기 위한 세제 및 재정 정책, 탄소중립 기반 조성을 위한 그린에너지 인프라의 확대, 녹색제품 의무구매제도 등 녹색시장 창출을 위한 제도 강화 등이 포함될 것이다. 아울러 탄소중립 피해 산업에 대한 전환 지원 정책과 글로벌 탄소무역규범의 제정 및 공동 기술개발과 같은 글로벌 협력의 강화도 예상해 볼 수 있다.

 

<표> 주요 업종별 탄소중립 추진전략

 

업종 

 주요 추진전략​

철강​ 

 - 2050년 수소환원강이 전로강을 대체 

 - 2040년까지 에너지효율개선, 전기로 비중 확대

 - 수소환원제철의 기술적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가정

시멘트​

 

 - 석회석 대체, 폐자원 및 수소 활용

 - 자체적으로 CCU 기술개발 (이산화탄소 경화 시멘트 개발, 탄산염 자원화 등) 추진

석유화학​

 

 - 단기적으로 연료 전환 부분적 도입

 - 중장기적으로 납사를 바이오·수소로 대체

정유​

 

 - 고탄소 연료에서 저탄소 연료로의 대체

 - COTC 등을 통한 산업의 융복합화

반도체·디스플레이​

 - 대체가스 개발, 저감장치 설치​ 

기타산업​

 

 - (전기전자) 친환경 냉매 대체

 - (자동차) 전기차·수소차 등 신에너지차 확대

 - (조선) 가스·수소 운반선 건조 역량 확보

 - (기계) 에너지효율개선, FEMS 도입, 친환경 설비 공급, 설비·장비의 스마트화

 

 

※ 「2050 탄소중립과 제조업이 나아갈 길」이상원·이재윤(2021.8)​ KIET 산업경제 링크

     https://www.kiet.re.kr/kiet_web/?sub_num=12&state=view&idx=58337

 

출처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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