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리포트] 에너지 부문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인공지능

에너지 부문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인공지능

 

박찬국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인공지능(AI)은 보통 이미지 식별, 음성 인식, 의사결정, 언어 번역과 같이 인간의 지능을 필요로 하는 일을 수행할 수 있는 이론이자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다.*

* Joiner I.A. (2018). Artificial Intelligence. https://www.sciencedirect.com/topics/social-sciences/artificial-intelligence

 

인공지능은 기계로 하여금 뭔가를 학습하고, 추론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인공지능은 앞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옥스퍼드대와 예일대의 연구진이 2018년 352명의 머신러닝(기계학습) 연구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인공지능이 인간의 역량을 추월할 가능성은 향후 50년 내 50%, 향후 100년 내 75% 수준에 달한다.*

* Grace, K., Salvatier, J., Dafoe, A., Zhang, B., & Evans, O. (2018). When will AI exceed human performance? Evidence from AI experts. Journal of Artificial Intelligence Research, 62, 729-754.

사람의 능력을 닮아가는 인공지능은 에너지 부문에서도 깊숙이 자신의 역할을 넓히고 있다. 에너지 부문에서 현재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는 인공지능의 활용 분야는 에너지 소비 관리 부문이다. 특히,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줄여줌으로써 온실가스 및 에너지 비용을 줄여준다. 또한 에너지 이용이 특정 시간에 몰리는 것을 피하게 해줌으로써 에너지공급 비용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인공지능은 우리의 에너지 소비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안내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기 또는 공간 역시 최대한 효율적으로 에너지 소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엔진 효율을 높여주거나, 가정의 가전기기 및 건물 냉난방 설비들이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도록 하며, 교통시스템 및 도시 차원에서도 에너지 소비가 최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인공지능은 에너지 소비 관리뿐만 아니라 에너지공급 차원에서도 큰 역할을 한다. 발전소 고장이나 사고를 미리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게 하고, 효율적으로 설비를 운영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여기서 말하는 발전소는 전통적인 대규모 발전소뿐만 아니라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발전소도 포함한다. 다양한 기상 조건에서 태양광과 풍력 발전 시스템이 더 나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햇빛과 바람의 힘을 예측하고, 발전시스템이 어디에 설치되어야 할지를 제시하며 언제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석유 가스 채굴과 정제 과정의 생산성을 높이기도 하고, 관련 사업들이 더 안전하게 진행되도록 한다.

 


풍력·태양광에너지 발전 분야에서의 인공지능 활용도. 출처: IRENA, 2019.

 

 

앞으로 인공지능은 어떤 에너지 분야에서 더 활발하게 이용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에서 인공지능의 활용도가 가장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중립이 절실한 상황에서 재생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인공지능은 재생에너지 설비, 재생에너지 거래 시장, 재생에너지가 전달되는 송배전망 등에서 이용가치가 높다. 

 

수송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보급이 더욱더 확대될 상황에서, 인공지능은 사람이 직접 개입할 필요 없이 자율적으로 에너지 소비를 최적화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나아가 가정, 건물, 도시를 스마트홈, 스마트빌딩, 스마트시티로 변화시키면서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원자력과 같이 안전이 중요한 영역에서도 인공지능이 빛을 발휘할 것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마냥 장밋빛의 좋은 면만 가진 것은 아니다. 함께 개선해 가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인공지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분석할 데이터가 적합하면서도 충분히 있어야 한다. 단계적으로 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의사결정을 해나갈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면서 에너지 부문 데이터를 꾸준히 축적해가야 한다. 또한, 이미 숫자로 정리된 정형 데이터뿐만 아니라 전문가의 식견, 텍스트 및 영상과 같은 비정형 데이터를 정형 데이터와 통합하여 활용할 때 인공지능의 효과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의 통찰력을 데이터화하는 작업은 인공지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인공지능의 성능을 인증해줄 수 있는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뛰어나다고 할지라도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특이상황 발생 시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를 제시할 수 있다. 또 예측 결과에서 약간의 오차라도 허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인공지능의 성능을 충분히 신뢰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관련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특정 인공지능 기술을 검증할 때 다른 인공지능을 이용하거나 다른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며, 사람들이 인공지능의 성능을 검증해가는 절차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인공지능 도입에 따른 노동구조 변화에 대해서도 대응이 필요하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협업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마련해야 하며, 신규 인력 유입 촉진과 함께 기존 인력들의 재교육을 장려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또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암호화 기술 등 개인정보보호가 가능한 데이터 수집 기술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개인정보를 제공할 때 그 정보를 활용하는 기업과 기관만 혜택을 갖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제공한 개인들도 그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체계를 확산해 갈 필요가 있다.

 

※ 박찬국, 김민규 (2021). 에너지 부문 인공지능 활용과 과제. 에너지경제연구원. 링크

   https://www.nkis.re.kr:4445/subject_view1.do?otpId=OTP_0000000000007622

 

출처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 블로그
  • 페이스북
  • 카카오톡
  •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