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원자력발전은 핵분열 반응으로 발생하는 열을 사용해 물을 증기로 만들고, 그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방법이다. 핵분열은 크고 무거운 원자핵이 외부의 강한 힘으로 쪼개지는 현상을 말한다. 원자력은 자연계에서 가장 무거운 원소인 우라늄을 이용한다. 우라늄 원자핵에 빠르게 움직이는 중성자를 충돌시키면 바륨, 크립톤, 스트론튬, 제논과 같은 더 가벼운 원소로 쪼개지면서 에너지와 중성자를 함께 방출한다. 이 중성자는 다른 우라늄 원자핵과 반응하여 다시 에너지와 중성자를 생성하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어 일어나므로 핵분열 에너지를 긴 시간에 걸쳐 꾸준하게 얻을 수 있다. 이 에너지로 물을 끓여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얻는 것이 바로 원자력발전이다.
원자력 (2021년 기준) (출처 : 한국전력)
발전비중 : 27.4%
발전량 : 158,015GWh
원자력발전은 우라늄-235가 2~5%만 농축되어 있는 저농축우라늄을 핵연료로 사용하여 18개월 내외의 발전주기 동안 핵분열이 지속적으로 서서히 일어나도록 한다. 또한 붕소로 이루어진 제어봉으로 핵분열 연쇄반응을 멈추게 할 수도 있다.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는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산업 전체로 보더라도 화석연료 발전에 비해 탄소배출량이 적다.
원자력발전은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방사선과 방사성 물질이 발생하기 때문에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안전성이다. 우리나라 원전은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누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다섯 겹의 5중 방호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불의의 고장이나 사고로부터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다중성·다양성·독립성 3가지의 설계 원칙을 따르며, 지진이나 해일 등 자연재해에도 대비 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에 있어 선결과제로 꼽히는 것은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이다. 말 그대로 핵연료물질을 발전용 또는 다른 방법으로 핵분열시킨 후 배출되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뜻한다. 겉으로 보기엔 일반 핵연료물질과 차이가 없지만, 이미 핵분열 반응을 했기에 고열을 방출하고 그 방사선의 반감기가 길어 세심한 관리 보관이 필요하다. 핵연료를 다 쓰고 나면 열이 식을 때까지 수조에 임시 보관 후 방사능이 어느 정도 낮아지도록 원전 내에 중간 저장하고 있으나 포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최종 단계인 영구처분을 위한 기술 개발과 관리계획에 대해서는 심도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세계 최초로 건설된 핀란드 온칼로 고준위 방폐장이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됩니다. 인류는 드디어 원자력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남은 사용후핵연료를 영구 격리할 곳을 마련했습니다.
여기서 ‘영구’로 표현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10만년 이상입니다. 사용후핵연료에는 여러 가지 방사성핵종이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핵종으로 플루토늄이 있죠. 이 방사능 양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간의 길이가 2만 4300년입니다. 원자력환경공단에 따르면 사용후핵연료의 방사능이 천연 우라늄 수준까지 감소하기까지 경수로형의 경우 10만 년 이상의 걸리고 중수로형의 경우 1만 년이 걸립니다.
우리 인류와 지구에서 1~10만년 동안 일어났던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인류(호모사피엔스)의 나이는 19만 5000년 가량이며, 보츠와나 북부에서 나타났다고 하네요. 10만 년 전에는 호모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이 공존했습니다. 그리고 1만 년 전에는 수렵 대신 농사를 짓기 시작하며 한자리에 정착합니다. 한반도에서는 1만 년 전에 신석기 시대가 시작됐습니다. 10만 년 전 지구에서는 마지막 빙하기가 시작돼 1만 2000년 전 끝났죠. 수퍼화산으로 추정되는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화산은 7만 년 전 폭발했습니다. 1만 년 전에는 한반도와 일본, 대만이 육지로 연결된 시기였는데 이때 서해는 없었습니다.
이렇게 역사를 살펴보니 고준위 방폐장이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되어야 하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10만년 이상 사용후핵연료를 지표의 자연환경과 인류의 생활권과 격리한다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기술은 무엇일까요? 핀란드 온칼로에 적용된 기술을 살펴보시죠.
온칼로 고준위 방폐장을 건설한 포시바(POSIVA)가 제일 먼저 한 일은 10만년 동안 지표의 변동에도 변화하지 않는 땅속 바위(기반암)을 찾는 일입니다. 포시바는 다행히 지하 450m 아래서 기반암을 찾았습니다. 포시바와 핀란드 정부는 지표에서 호수가 메워지고 빙하기가 닥쳐도 기반암이 지하에서 변치 않고 굳건히 버티고 있을 걸로 판단했습니다. 포시바는 그 다음 지하 450m 아래 기반암까지 수직으로 5개의 구멍을 뚫어 승강기를 설치했습니다. 각각의 구멍을 통해 냉난방공조기, 굴착장비, 캐니스터 운송차량, 충진제(벤토나이트), 사용후핵연료를 담은 캐니스터(canister)를 지하로 옮겼습니다.
캐니스터는 사용후핵연료를 담은 캡슐형 용기입니다. 캐니스터는 이중구조인데요. 사용후핵연료를 넣은 강철 부속(a spheroidal graphite cast iron)을 구리통에 넣고 구리 뚜껑(copper lid)을 덮은 구조입니다. 지름이 1.05m입니다. 포시바는 캐니스터를 처분구멍에 넣을 계획입니다. 캐니스터의 길이는 최장 5.2m며 무게는 24.5톤가량입니다.
포시바는 처분구멍을 만들기 위해 기반암에 깊이 8m, 지름 1.75m의 원기둥을 수직으로 굴착합니다. 처음 시작지점과 바닥의 원의 차이가 25mm를 넘지 않게 한다고 합니다. 이 처분구멍에 캐니스터를 넣습니다. 그리고 처분구멍의 벽면과 캐니스터 사이를 벤토나이트라고 불리는 충진제로 채웁니다. 벤토나이트는 물을 만나면 흡수해 단단히 뭉쳐집니다. 향후 10만년동안 지하의 지형이 변해 기반암에 물이 닿아도 캐니스터에는 닿지 못하게 하기 위한 설계입니다.
처분구멍이 가득 메워지면 상부에는 콘크리트 플러그(concrete plug)를 덮습니다. 콘크리트 플러그는 대형 철골로 뼈대를 만들어 시멘트를 부어 만듭니다. 길이 6m, 지름 4~6m에 이릅니다. 콘크리트 플러그를 만들기 위해 포시바는 콘크리트 160㎥와 20톤의 철골 강화물을 사용합니다. 캐니스터를 넣은 처분구멍에 콘크리트 플러그를 다시 덧씌우면 처분구멍을 다시 벤토나이트로 또다시 채웁니다.
포시바는 사용후핵연료로 가득찬 온칼로를 2120년 폐쇄할 때 승강기가 설치된 5개의 구멍과 지표면 입구까지 벤토나이트를 채울 계획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상 시설도 폐쇄해 사용후핵연료를 인류와 지표면 환경, 지하수부터 영원히 격리할 계획입니다.
정책
(IAEA-PRIS 2019년 3월 기준, 단위 : 개)
원전해체를 원전산업의 새로운 먹거리로 육성함에 따라, 2035년까지 세계 원전해체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고 세계 5위권 이내로 진입하는 것을 비전과 목표로 4대 과제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