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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원고] 빅데이터 플랫폼, 새로운 에너지 서비스를 만들다

[기획원고] 빅데이터 플랫폼, 새로운 에너지 서비스를 만들다
빅데이터 플랫폼, 새로운 에너지 서비스를 만들다

데이터는 오늘날 기업 활동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상품을 현장 거래하던 과거에는 기업이 설계·생산한 제품을 자체적으로 구축한 판매망에 따라 시장에 내놓고 수익을 얻었다면, 오늘날에는 판매 전 과정에 도입된 네트워크를 통해 특정 상품이 어디서 얼마나 팔렸는지 아주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이러한 정보는 기업이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수요를 알게 해주어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는 근거 자료로 쓰입니다.

21세기를 전후로 광범위한 디지털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여러 산업 분야에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별도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결코 적지 않은 투자 비용이 든다는 점입니다.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수많은 저장장치와 강력한 컴퓨터가 필요할 뿐 아니라, 매일 많은 양의 전력을 지속적으로 소모해야 하지요. 이는 소규모 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대기업에게도 부담이 적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이러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전문 IT기업이 구축한 빅데이터 플랫폼을 솔루션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전력 데이터와 빅데이터 플랫폼이 만나 어떤 서비스가 나타날 수 있을지, 그 사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구독형 서버’로 에너지 빅데이터 활용하기

우리는 어두운 공간을 밝히고 전자기기를 쓸 때 전기를 사용합니다. 우리가 전기를 사용할 때는 마치 공기나 수돗물을 쓰듯 아무 생각 없이 당연하게 이용합니다. 그러나 이처럼 당연하게 사용하는 전기를 공급하는 과정에서도 실시간으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생성됩니다. 어느 발전소에서 언제 생산된 전기인지, 가정까지 가는 데 어떤 송전선을 거쳐 갔는지, 변압기는 어디를 거쳤는지, 시간당 얼만큼의 전력을 사용했는지 등 전력 생산(발전 설비)-공급(송배전 시설)-소비(센서, 양방향 전력 데이터)로 이어지는 전체 시스템에서 에너지 흐름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요. 이러한 정보를 활용한다면 전기가 낭비되는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고 전력망 전체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에너지전환 정책을 시행 중인 많은 나라에서는 에너지 생산량과 소비량을 모니터링하고 분산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즉 ‘에너지 관리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에너지 데이터를 활용합니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IT 기업들도 출현하고 정보통신과 에너지 분야의 융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도 하지요. 국내에서도 에너지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거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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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클라우드란 기존 전력계통뿐 아니라 분산형 에너지원을 비롯한 모든 에너지원이 연결된 미래 에너지망을 말합니다. 재생에너지 확산 정책에 따라 에너지 생태계는 훨씬 복잡한 네트워크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에너지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방대한 에너지 데이터를 다뤄야 합니다. 따라서 에너지 스타트업 기업은 IT 기업의 데이터베이스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독해 에너지 빅데이터를 수집·관리합니다. 애플의 아이클라우드(iCloud), 마이크로소프트의 원드라이브(Onedrive), 구글 드라이브 등과 같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인공지능을 비롯한 각종 분석 도구를 함께 제공해서 기업 활동에 꼭 필요한 데이터 서비스를 모아놓은 것이라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대표적인 빅데이터 플랫폼인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아마존 웹 서비스(Amazon Web Service, AWS) 등은 구독 기업에게 대규모 서버뿐 아니라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유용한 여러 도구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도구를 이용하면 데이터 저장, 분석, 관리 등 기업의 필요에 따른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한편, 기술관리와 유지보수를 플랫폼 서비스 기업이 전담해 기업 입장에서는 훨씬 효율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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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 중인 에너지 기업들. 빅데이터 플랫폼 서비스 페이지에서 각 분야별 활용 사례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 Google


에너지 흐름 정보, 페타바이트급 서버에 담다

2011년 설립된 독일 IT 스타트업 키위 그리드(Kiwi Grid)는 산업 장비, 가전제품 등을 무선 제어하는 사물인터넷 기술을 응용,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개발합니다. 몇 년 전 LG전자가 이 회사에 130억 원을 투자해 한때 3대 주주에 오르기도 했죠. 키위 그리드는 2017년 전까지는 물리적 서버만을 이용했지만 호주로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구글 쿠버네티스 엔진(Google Kubernetes Engine, GKE)과 구글 빅쿼리(Google BigQuery) 등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게 됐다고 합니다. 소규모 기업으로서는 호주에 있는 서버를 임대하고 처음부터 인프라를 구축하기에는 부담이 컸던 것이지요.

키위 그리드의 대표 서비스인 ‘키위 OS 플랫폼(KiwiOS platform)’은 집이나 아파트 건물에 있는 각종 기계의 에너지 사용 현황을 한눈에 파악하도록 하는 솔루션입니다. 최근 활성화된 재생에너지 정책에 따라 여러 종류의 재생에너지가 생산되고 있지만, 개별 사용자는 곳곳에 흩어진 에너지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또 휘발유·경유차가 아닌 전기차를 타고 다니거나 가정용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더라도 각기 다른 기업에서 생산한 것이기에 에너지 사용 현황을 한눈에 확인하기가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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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으로 시간별 전력 사용량을 측정하는 스마트 미터. 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된 기기가 늘면서 에너지 빅데이터는 더욱 더 증가하고 있습니다. © WIZIT


키위 OS 플랫폼은 생산·소비 등 모든 에너지 요소를 한곳에 통합해 사용자가 혹시 모를 오류 상황에 대비하도록 하는 한편, 서로 다른 곳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돕습니다. 키위 그리드가 활용하는 쿠버네티스 솔루션은 컨테이너화(OS를 하나의 사용자 공간이 아닌 여러 개의 사용자 공간에 분리해 사용하도록 하는 서버 가상화 기법)한 애플리케이션을 여러 IT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관리 솔루션으로, 2015년 구글이 출시한 이래 여러 기업에서 응용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각 애플리케이션을 서로 격리된 환경에서 실행시켜 개발상의 오류와 데이터 처리 병목 현상을 현격히 줄여 줍니다. 개발자는 개발자대로 테스트 시간을 단축해 신규 서비스를 훨씬 빠르게 배포할 수 있고, 사용자는 서비스를 더욱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지요.

빅데이터 플랫폼의 가장 큰 장점은 대용량 데이터를 비용 효율적으로 저장·관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키위 OS 플랫폼은 각 그리드 단계별로 소비 전력·전압, 배터리 충전 상태 등의 정보를 수집하는데, 보통 각 가정이나 사무실 건물에는 열 개 안팎의 장치가 연결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데이터를 모두 수집해 적절히 분석한다면 고객에게 맞춤형 신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궁무진한 에너지 빅데이터 관리 영역

덴마크의 국영 에너지 기업 오스테드의 자회사인 오비우스(Obviux)는 아마존 웹 서비스 서버를 활용해 전기요금 청구 소프트웨어를 개발·운영하고 있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전력산업 구조를 개편함에 따라 덴마크에서는 한 기업이 에너지 판매와 분배를 동시에 할 수 없게 되었는데요, 사업 영역이 분리됨에 따라 자원 관리 소프트웨어의 라이센스 비용이 증가하고 민간 전력기업과의 경쟁이 시작되면서 오스테드는 고객관리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시스템을 고민해야 했습니다.

오비우스는 아마존의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서비스(Amazon Relational Database Servies, Amazon RDS)를 활용, 아마존 클라우드 서버에 80만 개에 달하는 스마트 미터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미터란 디지털 전력 미터기로, 기존 장치와 외양은 비슷하지만 전력 공급자와 수용자 간 양방향 통신이 가능하고 시간대별 계량이 가능해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데 사용됩니다. 오비우스에서는 이처럼 많은 데이터를 관리하지만 아마존 빅데이터 플랫폼에서 데이터베이스 설정 및 패치와 같은 시간이 많이 드는 관리 작업을 전담하기 때문에 내부에 데이터베이스 관리 부서를 두지 않아도 됩니다. 또한 클라우드 서비스에는 보통 트래픽 상황에 따라 계산 용량을 조절하는 자동 확장(auto scaling) 기능이 탑재돼 있어 요금 청구일마다 증가하는 트래픽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전력 요금 결제 어플리케이션에는 아마존 빅데이터 플랫폼의 일래스틱서치(ElasticSearch) 검색 엔진 서비스가 적용되어 사용자가 필요한 기능을 보다 편리하게 검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오비우스는 과거 150만 개 항목에 대한 인덱스를 구축한 자체 검색 엔진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때는 3만 명 이상의 동시 접속 인원을 감당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제는 인덱스를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사용자에게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역으로 사용자의 검색 데이터도 실시간으로 서버에 쌓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오비우스는 전기요금을 청구하는 데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향후 모회사가 구축한 강력한 전력망과 오랜 설비 운영 기록을 통해 다양한 에너지 절감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습니다. 가령 영국 최대 전기·가스 회사인 센트리카는 스마트 미터로 30분 단위마다 에너지 소비량을 측정, 에너지 사용 피크 시간대의 전력 수요 동향을 분석해 이에 따라 차등 요금을 부과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러한 분석 기록을 토대로 어플리케이션이나 가정용 디스플레이 기기를 통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면 에너지 소비를 훨씬 탄력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대전광역시 일대 약 59만 가구에 전기 에너지를 공급하는 씨엔시티에너지에서는 아마존의 플랫폼 서비스를 활용해 고객의 에너지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관련 서비스를 발굴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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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전력 거래 솔루션에 도입한 블록 체인 기술을 설명 중인 호주 스타트업 파워 레저의 관리자. 이 기업은 태양광 전력거래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 Power Ledger

사물인터넷 기술이 발달하고 접근 가능한 공공 데이터의 양이 늘어나면서 에너지 빅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는 더욱 다각화되고 있습니다. 호주의 에너지 스타트업 파워 레저(Power Ledger)는 개인과 기업이 생성한 잉여 에너지를 그리드에 판매할 수 있는 태양광 공유 경제 모델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개발자들은 스마트 미터에 기록된 계량값을 서버에 보내는 방법과 시장별 거래 규칙을 어렵지 않게 구상했지만, 이를 실현할 서버와 관리 인력을 갖추기는 어려웠습니다. 이처럼 아이디어와 기술은 갖추었지만, 초기 자본과 인프라가 부족한 스타트업에게는 구독형 빅데이터 플랫폼이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버튼 하나로 들어오는 전기가 실은 광범위한 인적·물리적 자원을 통해 구현되는 만큼, 거대 에너지 시스템은 이를 효율화할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빅데이터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자원의 도입은 에너지 분야에 혁신을 불러올 또 다른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글, 맹미선 칼럼니스트 

출처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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