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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원고] 탄소국경세, 한국 수출에 미칠 영향은?

탄소국경세, 한국 수출에 미칠 영향은?


 

2019년 12월 유럽연합은 2050년까지 탄소 순 배출량 제로, 즉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로 그린딜(European Green Deal)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로드맵에는 친환경 신기술에 대한 투자, 에너지의 탈탄소화, 환경 표준을 위한 국제 협력 등이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방안으로 제시되었는데요, 이러한 그린딜의 주요 실행계획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조치가 있었습니다. 바로 ‘탄소국경조정매커니즘(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CBAM)’이라는 새로운 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녹색무역장벽이라는 우려와 함께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탄소국경조정매커니즘 계획 발표에 이어 유럽연합은 2021년 6월 28일, 2030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로 높이고, 2050년 탄소중립을 법으로 명시한 기후기본법을 제정했습니다. 그리고 이 기후기본법을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 7월 14일에는 구체적인 실행안을 담은 12개 정책 패키지인 ‘핏포 55(Fit for 55)’를 발표했습니다. 탄소국경조정매커니즘은 화석연료 배출권거래제(ETS), 그린수소 생산, 내연기관차 판매 중지 등과 함께 핏포 55에 주요 정책 중 하나로 포함됐습니다. 탄소국경세 시행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된 것입니다.

 

Fit for 55의 개요를 설명한 다이어그램. 유럽연합은 그린딜 발표 이후 지속가능한 경제 전환을 위한 투자 계획을 빠르게 내놓았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1990년 대비 최소 55% 감축한다는 유럽기후법(European Climate Law)에 대해서도 잠정 합의하였습니다. CAN Europe

 

 

탄소국경조정매커니즘은 탄소배출 규제가 약한 국가들의 제품에 탄소국경세를 부과하는 일종의 추가 관세 제도입니다. 지난 3월 유럽의회가 결의문을 채택한 데 이어, 관련 법률안을 발표하는 등 탄소국경세 도입 토대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2023년부터 3년간의 계도 기간을 거친 뒤 2026년 본격 시행한다는 계획입니다. 

탄소국경조정매커니즘은 유럽 국가들이 수입하는 물품에 포함되어 있는 탄소 배출가격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국가별로 탄소배출에 대한 규제 수준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국제무역상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성을 시정하고, 탄소배출 감축에 적극적인 국가와 소극적인 국가 간의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도 높은 환경규제를 받는 유럽 기업들이 신흥국의 경쟁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서 뒤쳐지는 것을 보완하고, 탄소배출 규제가 약한 국가와 지역으로 탄소배출량이 누출되는 현상을 막기 위한 방편이기도 합니다. 

 

 

탄소국경조정제도, 어떻게 운영될까?


탄소국경조정매커니즘은 EU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Emissions Trading System, ETS)로 통합되어 수입품에 내포된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고 이와 연계하여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적용될 예정입니다. 2023년부터는 탄소국경세가 적용되는 품목을 수입하는 수입업자가 사전에 연간 수입량에 해당하는 양의 탄소배출권 ‘CBAM certificate’을 구매해야 합니다. ‘CBAM certificate’은 수입품에 내포된 이산화탄소 1톤당 배출권을 의미하며, 배출권 가격은 유럽 탄소시장과 연계되어 시행 첫 3년간은 EU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ETS)상 탄소배출권 주간 평균가로 판매됩니다.

 

 

탄소국경조정매커니즘의 기본 운영 방식은 EU 국가를 대상으로 수출하는 수출업자가 수입 물품에 내재한 온실가스 총량을 신고하고 온실가스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온실가스 가격은 EU의 탄소배출권 거래가격을 반영해 결정됩니다. www.impacton.net

 

 

탄소국경조정매커니즘의 대상 품목은 철강, 철, 시멘트, 알루미늄, 전기 및 비료 등에 우선 적용될 예정입니다. 향후에는 발전부문과 에너지 집약도가 높은 산업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만약 탄소국경조정매커니즘 적용대상 수입품이 원산지 국가에서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을 지불한 경우에는 수입업자가 해당 가격에 상응하는 금액의 감면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탄소국경세 도입은 수입품의 탄소 배출에 유럽연합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ETS) 시스템과 동등한 요금을 부과해 유럽연합 내 생산자와 역외 생산자 간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탄소국경세 도입이 EU 기업을 이중 보호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이제까지 유럽연합은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ETS)하에서 탄소누출 리스크가 큰 시멘트, 철강 등 에너지집약산업의 산업경쟁력을 보호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권을 무료로 할당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왔습니다. 이러한 온실가스 배출권 무상 할당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상황에서 탄소국경세가 동시에 이행될 경우, 역내 EU 기업들은 오히려 이중 보상을 받는 셈이 되어 탄소국경세가 보호무역의 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탄소국경세,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처럼 탄소국경조정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따라 그 파급효과는 유럽 국가들을 넘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닙니다. 한국은 무역 의존도가 높고 탄소배출량이 높은 제조업 위주의 교역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산화탄소 순수출국으로 분류되어 전 세계에서 탄소 수출량이 약 1.5%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편입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90~2016년 동안 약 4,812만t의 이산화탄소를 수출했습니다. 이는 중국(25.8%), 미국(12.8%), EU(8.8%), 일본(2.7%) 등에 이어 8위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가 시행될 경우 한국 수출 기업에는 관세가 더 부과되어 부정적 영향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관세 비용의 수준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EU가 전 분야에 이산화탄소 1톤당 30유로를 과세했을 경우, 우리나라는 약 1.9%의 관세율을 적용받는 것과 같은 비용을 감당해야 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으로 유럽연합이 화학 및 금속·비금속, 기계 및 장비류, 원유·천연가스 추출 등 탄소배출 관련 분야에도 과세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탄소배출 집약도에 영향을 받는 금속(2.7%), 화학 및 비금속(1.3%), 기계 및 장비류(0.8%) 분야 순으로 관세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EU 회원국과 영국이 도입했거나 계획 중인 탄소세의 평균치가 이산화탄소 1톤당 30~40달러임을 감안, 36달러(30유로)로 가정해 탄소국경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은 연간 106,100만 달러(11,988억 원) 규모의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매일경제

 

 

특히 대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은 이미 국내에서 시행 중인 탄소배출권거래제와 더불어 탄소국경세가 이중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국내 주력 수출업종인 철강과 석유화학, 자동차, 배터리 등의 분야가 생산과 수출 비용의 증가로 가격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석유화학 기업은 수출액의 5%, 철강은 10%까지 탄소국경세 부담이 전망되기도 합니다. 

 

탄소국경세가 국내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제도인 만큼, 우리나라 정부는 산업계와 공조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선제적으로 대비하려는 노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철강업, 석유화학업, 시멘트업의 탄소중립추진위원회 출범을 필두로 제지·섬유업, 조선업, 기계업 등 업종별 탄소중립추진위원회 출범이 순차적으로 예정되어 있어, 2050년 탄소중립 비전에 따른 원활한 소통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정보기술(IT)과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한국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활용하여 스마트그리드 실증 단지를 설치하는 등 친환경 기술 개발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업들도 탄소국경세 충격을 줄이고자 즉각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울산 화학단지에서 나오는 수소를 활용해 연간 8,000MWh 전력을 생산해 석탄 화력 대비 7,900t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석유화학업계 또한 사탕수수를 원료로 하는 친환경 페트병을 생산하여 석유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20% 줄이는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는 보호무역조치라는 우려 속에 추진 중이지만, 제도 도입의 그 본질적인 목적은 탄소중립이라는 인류공영의 목표와 맞닿아 있습니다. 탄소국경조정매커니즘의 도입은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도 탄소중립은 세계적인 추세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우리나라도 글로벌 환경 규제에 선제적인 대책을 강구하여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 질서를 국가와 기업에 위기가 아닌 기회로 만들 수 있길 기대합니다. ​ 

 

 

*참고자료

 

www.keei.re.kr 유럽 그린딜의 동향과 시사점_에너지경제연구원

 

https://overseas.mofa.go.kr/be-ko/brd/m_7565/view.do?seq=1300312&srchFr=&srchTo=&srchWord=&srchTp=&multi_itm_seq=0&itm_seq_1=0&itm_seq_2=0&company_cd=&company_nm=&page=1 [환경정책] EU 탄소국경세조정메커니즘(CBAM) 도입 동향-주 벨기에 유럽연합 대한민국 대사관

 

EISHUB규제대응보고서_EU 탄소국경조정 메커니즘_탄소국경조정세 도입

 

https://www.kita.net/cmmrcInfo/cmmrcNews/overseasMrktNews/overseasMrktNewsDetail.do?pageIndex=1&nIndex=1811201&type=0 EU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 2023년부터 철강 등 일부 품목에 단계적 적용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105202264b 환경 레짐주도권 쥔 EU국제 통상 질서 새판 짠다

 

https://newsis.com/view/?id=NISX20210705_0001500958 KIEP "EU 탄소국경세, 관세율 1.9%와 같은 수준기업에 부담"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21/07/648841/ 유럽서만 매년 1조원 낼판글로벌 탄소세 '모락모락'

 

http://www.energy.or.kr/web/kem_home_new/energy_issue/mail_vol157/pdf/issue_260_02_02.pdf KEA 에너지 이슈 브리핑 제 157_EU·미국 탄소 국경세도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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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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