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조명받는 원자력, 왜? ① 탄소중립과 원자력발전

다시 조명받는 원자력, 왜? ① 탄소중립과 원자력발전

 

 

전 세계가 2050년까지 순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원자력발전에 대한 논의도 재점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사고저항성핵연료(ATF)를 사용하고, 2050년까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 시설을 가동하는 등의 엄격한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원자력발전에 한해 이를 ‘녹색’ 활동으로 분류하는 ‘EU 택소노미(EU Taxonomy)’를 발표했습니다. 사실상 이러한 조건을 모두 갖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오히려 원전에 대한 규제를 더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원자력발전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수단의 하나로 고려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EU 택소노미 쉽게 알아보기(https://blog.naver.com/energyinfoplaza/222668811572)

 

그런가 하면 안전성과 경제성을 갖춘 ‘4세대 원자로’에 대한 연구와 실증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입니다. 다가오는 탄소중립 시대, 원자력발전에 대한 이러한 관심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원자력발전을 이용해 탄소중립을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 IAEA

 

우선 살펴봐야 할 것은 탄소중립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실용적’ 수단으로서 원전에 대한 논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날 전 세계가 겪는 기후변화와 이로 인한 재난은 조금이라도 빨리 탄소중립을 이뤄야 한다는 경각심을 심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정도를 낮추어 생기는 전력 공급 부족분을 신재생에너지가 당장 모두 채우지는 못하고 있죠.

 

이에 에너지 전문가들은 원자력발전은 직접적으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력원이니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목표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나라일수록 탄소중립에 원자력발전이 비용 대비 효율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미국 비영리 연구기관인 카네기과학연구소 연구진은 2022년 2월 ‘네이처 에너지’에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42개국의 에너지자원을 분석해 탄소 저감 정도에 따른 kW당 최적 비용과 전력 생산 조합(에너지 믹스)을 도출했는데요, 그 결과 미국과 호주처럼 풍력발전이 잘 되는 국가는 원자력발전이 없어도 최적 비용으로 탄소 중립을 이룰 수 있는 반면 브라질 등 풍력발전에 불리한 조건을 갖춘 국가는 원자력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현재 유럽은 원자력발전을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실용적 도구로서 재평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021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기간 동안 “에너지 자립과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원자로 건설을 재개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는 미국 다음으로 원자로가 많은 국가로 필요 전력의 70%를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점진적인 원자력 축소 정책을 추구해왔으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원자력발전에 대한 태도를 선회한 것이죠. 마크롱 정부는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원자력발전이 필수라고 보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교두보로 삼겠다는 비전을 계속해서 제시해왔습니다.

 

미국 에너지부는 2022년 2월 약 60억 달러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운영지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에너지 시장과 경제 상황 변화 등 여러 이유로 조기 폐쇄되고 있는 원전에 2035년까지 운영금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주요 정책적 목표로 내세운 바이든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입니다. 미국 에너지부는 “바이든 정부의 기후 목표 달성에 원자력발전소는 필수적”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월성원전의 사용후핵연료 건식 저장시설 개요도. 다른 에너지원과 마찬가지로 원자력도 완벽한 에너지가 아닙니다.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가 대표적입니다. 원자력발전에 사용하고 남은 '재'라고 할 수 있는 사용후핵연료는 장기간 높은 수준의 방사선을 방출하기에, 안전하게 보관하려면 넓은 부지와 지속적인 관리, 그리고 기술이 필요합니다. 국내 월성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도 임시 저장을 위한 ‘중간저장시설’임에도 방사선을 차폐하는 밀폐용기에 넣은 후 콘트리트 사일로에 보관해야 합니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원자력발전의 역할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 한국수력원자력

 

결국, 세계 각국의 움직임은 너무 늦지 않게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는 고민이 담긴 결정입니다. IPCC 6차 보고서에서도 드러났듯 지구의 평균기온은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가 성장할수록 기후변화는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이처럼 전지구적인 기후변화가 최대 당면과제인 상황에서는 대기 중 탄소 농도를 낮추는 일이 무엇보다도 시급합니다. 경제활동을 유지하면서도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면 어떤 수단이든 사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과 함께 원자력발전이 다시금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출처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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