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핵연료 공론화 사례 시리즈] 독일편①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이슈의 국민 수용성, 외국의 사례는?

독일편(1)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는 국가들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히 사용후핵연료 처분장 문제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국민 수용성이 낮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방사성폐기물의 포화 시점이 임박했음에도 처분장의 입지 선정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먼저 원자력 발전을 시작해온 해외 국가들의 사례를 통해 방사성폐기물 해법을 모색하는 시리즈를 시작해봅니다.

오늘은 시리즈 첫 번째로 2023년 4월 15일, 마지막 원전 3기를 폐쇄한 독일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독일의 원자력 발전 역사와 정책

독일의 원자력 발전 역사는 195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분단되어 있던 서독과 동독은 모두 원자력 연구 프로그램을 발족시켰습니다.
서독은 독자적인 원자로 설계와 미국 원자력 기술의 이전, 2가지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진행시켰고, 1956년에는 독일 최초의 칼슈타인 원자력발전소(VAK Kahl)를 건설하기 위해 첫 번째 경수로를 발주합니다.
동독은 소련의 지원으로 원자력 연구를 시작했고, 1966년에 첫 시험 원자로 라인스베르크(Rheinsberg)를 전력망에 연결했습니다.


독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 칼슈타인 원자력발전소(1986년 사진)
사진 출처) 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
           https://www.faz.net/​

독일 최초의 칼슈타인 원자력발전소 (1986년 사진)
1985년 11월 25일 폐쇄되고 25년이 지난 2010년 가을 이후에 완전히 철거됨



독일이 통일되기 직전인 1980년대 말에 이르며, 서독의 원자력 발전은 19기의 원자로에서 국내 연간 전력 생산량의 30%를 생산하는 규모로 성장합니다.
반면에 동독은 초기 계획에서 원자로 20기 건설을 목표로 삼았으나, 결국 그라이프스발트(Greifswald)에 5기를 건설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후 1990년에 통일이 되면서 독일 정부는 동독 지역의 원자력발전소를 모두 폐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소련식 원자로를 새로 적용될 독일 원자력법에 따라 운영하려면 다수의 안전장치가 추가로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 초반에 이르러 집권당인 사민당-녹색당 연정은 발전사업자와 원자력 발전 포기에 대한 합의를 이루어 냅니다.
2002년 원자력발전소의 단계적 폐쇄에 관한 법이 제정되어, 원자로의 수명을 32년치의 전력 생산으로 제한하고, 신규 원전 건설을 법적으로 금지했습니다.
원전의 단계적 폐쇄 방침은 이후 2010년에 집권당인 보수-자유민주 연정이 뒤집어 원자로의 종류에 따라 원전 운전 기간을 8~14년으로 연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독일 의회는 원자력법을 개정하여 원자로 8기의 운영 허가를 즉시 취소하였고 나머지 9기는 2022년까지 폐쇄를 결정했습니다.

이런 독일의 에너지 정책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적인 에너지 대란으로 원자력발전을 다시 한번 활용할 것을 검토했습니다.
에너지 공급 부족으로 2022년 12월 31일 가동 중단 예정이었던 독일 내 남은 원전 3기를 2023년 4월 중순까지 연장 가동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독일의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준과 처리기술

높은 열과 방사선을 방출하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불안감 해소는 안전성을 담보하는 기술 확보에서 출발합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심층처분 착수부터 폐쇄 단계까지 R&D 계획 수립 및 지속적인 이행을 권고하고 있으며, 주요 선진국들은 처분기술 확보를 위한 국가 R&D 프로그램을 이미 수십 년 동안 운영 중입니다.

독일은 방사성폐기물 처분기술에서 선도국가의 지위에 있습니다.
1960년대부터 모든 핵폐기물을 심층 암염층에 처분한다는 원칙으로 연구용 지하연구시설을 운영하였으며, 독일의 심부 지질 특성과 처분시스템 안전성/적용 가능성 등을 실증 완료했습니다.


독일 지하연구시설(URL) 운영 현황
독일 지하연구시설(URL) 운영 현황
자료출처 : 산업통상자원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R&D 로드맵(안)’


독일 원전 사업자들의 합작으로 설립된 GNS는 방사성폐기물 처리 전문기업으로 세계시장의 70%를 점유한 5개 글로벌 기업에 포함됩니다. (독일 GNS사, 미국 HOLTEC사, 프랑스 ORANO사, 캐나다 BWXT사, 러시아 OMZ사 등 5개 기업)
방사성폐기물 육상 운반과 건식저장 기술은 주요 국가에서 상용화되어 안전성이 입증된 기술로 단 한 건의 사고사례도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방사성폐기물 저장용기 기술도 100여 년간 저장이 가능한 성능으로 발전했습니다.


방사물폐기물 저장 용기 및 시설
사진 출처) Die Mediengruppe NOZ/mh:n MEDIEN
          https://noz-mhn.de/

독일은 프랑스와 영국 다음으로 서유럽에서 방사성폐기물 보유량이 가장 많은데, 중앙집중식 저장 시설뿐 아니라 원전 부지에 중간 저장 중인 폐기물을 현재 다량 보유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방사성폐기물 분류 체계는 열 방출량에 따라 2종류로 분류합니다. 

• 열방출 폐기물
IAEA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기준과 거의 일치하여,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에서 발생한 폐기물과 사용후핵연료 그 자체를 포함합니다. 
폐기물의 절반은 재처리용으로 반출되었고, 재처리 후 반송된 방사성폐기물은 대부분 원자로 부지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나머지 절반 중 대부분은 중간 저장(원전 부지에 습식 저장 중) 상태이고, 일부는 VVER(러시아형 원자로) 연료용으로 외국에 ‘재반송 없이’ 수출되었습니다.

• 경미한 열방출 폐기물 
IAEA의 중준위와 저준위 폐기물을 포괄하지만, 일부 열방출 폐기물은 IAEA 기준으로 중준위 폐기물로 간주됩니다. 일부 극저준위 폐기물은 독일의 일반 쓰레기 매립 기준을 이미 넘어서기 때문에 경미한 열을 방출하는 폐기물과 함께 심지층 처분(DGD) 시설에서 처분됩니다.
이 폐기물은 특정 처리를 거치지 않고 생산자 부지에 보관된 것을 제외하고도, 독일 전역에 공정 단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보관되어 있습니다.  
 
독일 정부의 방침은 2종류의 폐기물을 모두 최종적으로 심지층에 처분하되, 차별화된 설계를 요하는 별개 부지에 처분하는 것입니다.​


다음 포스트에서 이어집니다.​

출처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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