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에너지 전망! 탄소중립과 원전


런던에서 서쪽으로 쭉 향하면 초록의 드넓은 평야를 품은 서머싯 주(Somerset)가 나옵니다. 서머싯 주에는 주도인 톤턴, 스톤헨지가 있는 글래스턴베리 등 아름다운 도시가 많습니다. 화려하고 시끌벅적한 런던과는 다르게 조용하고 평화로운 영국 시골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영국의 또 다른 매력을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서머싯 주에 위치한 브리짓워터(Bridgwater)는 관광객이 아주 많이 찾는 도시는 아니지만, 특유의 한적함과 탁 트인 전경이 아름다워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들이 종종 찾는 도시입니다. 브리짓워터 중심지에서 북서쪽으로 가다 보면 브리스톨 해협의 해안가를 따라 작은 마을들이 형성되어 있는데요. 머지않아 이곳에 거대한 원자력 발전소가 세워질 예정입니다.



최근 영국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Net Zero)을 법적 목표로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030년까지는 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최소 68% 이하 감축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 발전, 수송, 건물 부문의 탈탄소화 및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고 했습니다. 또한 2035년까지 발전부문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대형 원자력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고 신재생 및 저탄소 수소 보급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영국의 Net Zero 2050 전략의 핵심 계획은 ‘해상풍력, 저탄소 수소 및 원자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용량 확대’와 ‘분야별 탈탄소화 및 저탄소화 등의 녹색전환’입니다. 또한 영국은 화석연료 수요를 감축하고 에너지 자립 및 청정에너지 생산 확대를 위한 7개 분야의 지원 정책을 제시했습니다. 여기서 7개 분야에는 전력, 산업, 수송, 난방 등이 포함됩니다.

영국은 특히 에너지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원자력 및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에너지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나 한 가지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공급망 문제 등으로 해상풍력 프로젝트 비용이 급등하게 된 것입니다. 이에 따라 해상풍력 개발업체들이 프로젝트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영국 또한 이 문제를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개발기업에 대한 탁송요금을 일부 면제해주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죠.



해상풍력과는 다르게 원자력 발전은 외부 상황으로부터 큰 타격을 받지 않아 비교적 안정적으로 꾸준히 전력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국 정부는 원자력 설비용량을 현재 7GW 수준에서 2050년까지 24GW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총 8기의 대형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브리스톨 해협의 해안가에 세워질 Hinkley Point C 역시 영국의 원전 확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설계된 발전소입니다.

영국은 8기의 대형 원전을 추가 건설해 원자력 설비용량을 대폭 늘리고, 원전 확대를 위해 핵연료 기금(NFF), 차세대 원자력 기금(ANF), 미래 원자력 활성화 기금(FNEF)을 지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핵연료 공급의 안정성을 위해 우라늄 및 관련 제품의 기술을 개발하는 8개 프로젝트에 357억 원을 투자하고, 차세대 원자력 기금으로 3,440억 원, 미래 원자력 기금으로 2,72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영국은 1956년 세계 최초로 상용 원전인 콜더홀(Calder Hall)을 가동한 원자력 선도 국가입니다. 1990년대 초반까지 원자력을 활발히 이용하다가 영국 정부의 전력산업 민영화 이후 원전 사업의 경제성이 하락하여 오랫동안 원전 건설이 중단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영국 정부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기후변화 대응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원자력을 재조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한 변화가 오늘날까지 이어져 영국의 원자력 발전소 추가 건설과 기술 투자에 이르게 된 것이죠.

영국 Net Zero 2050의 당초 계획이었던 원자력과 해상풍력 중심의 에너지 생산 확대는 해상풍력 프로젝트 위기로 인해 당분간 원자력 발전에 더 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 참고자료 ::

KEA 에너지 이슈 브리핑 제229호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영국 원전 산업정책 동향, KOTRA

UK ENERGY IN BRIEF, DESNZ

영국과 무탄소에너지(CFE) 협력 본격 추진, 산업부

영국의 원전 건설과 시사점, 원자력산업



출처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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