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이 궁금해! 진짜 무탄소/지속가능한 에너지원 맞나요?!

이웃 여러분, 오늘은 조금 본원적인 화두를 한번 던져볼까 해요. 자, 단도직입적으로 질문 들어갑니다. 여러분은 원자력 에너지가 지속가능한 에너지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라고 생각하십니까? 생각보다 어려운 질문인 듯하죠? 답이 단번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다음으로 따라붙어야 할 질문이 무엇인지는 분명해 보이네요. 그렇다면 ‘지속가능성’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계신가요? 환경 문제에 직면할 때 우리는 일단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오늘은 감성을 최대한 배제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의 기준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원자력이 친환경 에너지인지 아닌지에 대한 답에도 자연스레 다다르지 않을까요.

지속가능한 에너지의 첫 번째 기준, 탄소 배출이 적은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탄소중립을 해야합니다. 여기까지는 모두 동의하시죠? 전세계가 ‘탄소중립’, ‘넷 제로’를 전 지구적 가치로 내걸고 실천하는 게 기본이 된 시대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원자력 에너지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원자력은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에너지원 아니었냐고요? 자, 원자력에 대한 팩트체크, 지금부터 하나하나 풀어가겠습니다.

거두절미하고 결론부터 말하면, 원자력은 오염 물질과 미세먼지 배출이 없습니다. 화석연료는 연료 안의 탄소가 산소와 결합하는 화학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얻게 되는데요. 네, 우리가 ‘연소’라고 부르는 그 과정이죠. 따라서 이산화탄소 발생은 필연적인 데 비해 원자력 발전은 핵분열을 통해 에너지를 방출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오염 물질 배출이 전무합니다. 물론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한 원자재 제작 과정에서는 이산화탄소가 발생기는 합니다만. LCA*를 토대로 분석할 때에, 생애 전 주기에 이산화탄소 발생이 없는 에너지원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LCA(Life Cycle Analysis 생애 주기 분석) : 건설 원자재 제작, 운영 인원의 출퇴근, 발전소 건설과 운용 등의 전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그래도 원자력 에너지보다는 재생에너지가 더 탄소들 적게 배출하지 않냐고요? 수치로 확인해보시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조사에 따르면 1㎾h당 원자력의 탄소 배출량은 12g으로, 태양광(27g)이나 해상풍력(24g)보다 적은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에너지의 두 번째 기준, '전기화 사회' 전환에 적합한가?

우리는 지금 전기화 사회(Electified Society)로 빠르게 진입 중입니다. ‘전기화’란 말그대로 기존 공장, 자동차, 난방 등에 쓰인 화석연료를 전기로 바꾸는 것을 말하는데요. 4차산업 혁명 시대에 접어들며 친환경 전기를 최종 에너지로 사용하는 그림이 점점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2050 탄소중립 대응 과정에서 도입하는 전기차 등 친환경 디바이스의 확산으로 석유 연료 대신 사용하는 전력 사용량 증가율이 현재의 2배 이상일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공표된 바 있고요. 인공지능(AI)·반도체·ICT 기술 확산·보급은 전기수요 증가를 더욱 가파르게 하는 요인입니다.

전력 생산 전 과정에서의 친환경에 달성하려는 인류의 목표점이 바로 ‘전기화 사회’입니다. 그런데 이를 위해 현실적으로 적합한 전력은 원자력 에너지입니다. 원자력은 거의 무탄소에 가까운 저탄소 발생 에너지원이자 동시에 효율 높은 에너지원이기 때문이죠.

실제로 저탄소 에너지원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현재, 2025년 세계 원자력 발전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IEA에 따르면 2023년 원자력 발전량은 2741TWh였는데요. 2025년에는 2900TWh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또 2026년에는 2959TWh로 증가, 연평균 2.6%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량 증가 요인으로는 프랑스의 원자력 발전량 증가, 일본의 일부 원전 재가동, 중국·인도·한국 및 유럽 등의 신규 원자로 가동 등을 꼽았는데요. 전력 수요에 대응하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원자력이 다시금 각광받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에너지의 세 번째 기준, 경제적 효율이 좋은가?

이 챕터에서는 상식적인 화두를 먼저 던져야겠습니다. 인류는 지금껏 고밀도·고효율 에너지원으로 차츰차츰 전환해왔습니다. 석기시대가 끝난 것이 돌이 바닥나서가 아니듯이 말이죠. 특정 자원이 고갈돼서가 아니라 고밀도·고효율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 상식적입니다.

예를 들어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을 때를 한번 생각해 보죠.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를 하면 단위면적당 작물 수확량이 적기 때문에 동일 수확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경작지 면적이 필요하게 됩니다. 농작지가 늘어나는 만큼 숲이 줄어들게 될 텐데 만약 숲을 파괴하는 정도까지 가면 유기농이라 해서 이것을 친환경, 지속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또 다를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재생에너지원의 단가가 높으면 수요가 줄고 수요가 줄면 거래 시 안정성이 떨어지게 되겠죠. 안정성이 떨어지는 품목의 단가는 계속 높을 수밖에 없고, 그러면 경제적 효율이 떨어져 지속가능한 사용에 물음표가 찍히기 때문에 안정적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경제적 효율이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 바와도 연결고리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원자력은 현재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돼 있습니다. ‘그린 택소노미’란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 활동의 범위를 정한 것으로, 2020년 6월에 유럽연합(EU)이 처음 발표했습니다. 되짚어보면,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는 ‘친환경’을 위시해서 ‘ESG’와 ‘탄소 중립’ ‘넷 제로’등의 ‘환경 친화적인’ 키워드의 홍수 속에서 살아온 것 같은데요. 환경 친화적인 것이란 지속성, 비용과 효율, 국가 간의 형평성 등 다각도의 관점에서 면밀히 따져봐야 하는 개념이므로 섣불리 가부를 논하기엔 매우 까다로운 주제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전 인류가 예외없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몇 안 되는 가치라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원자력 에너지가 다시 각광 받는 이 시점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우리들의 고찰도 더욱 풍성해졌으면 합니다.


출처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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