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센터 아일랜드 프로젝트] 지하수를 에너지원으로! ATES 개념 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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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여러분 오늘은 아주 ‘신박한’ 에너지원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아직 널리 사용되지 않지만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친환경 에너지 수단으로 새롭게 주목받는 기술이기도 한데요. 바로 지하수에서 물을 끌어와 에너지를 저장하는 ATES입니다. 아주 간단한 원리로 작동하는 ATES, 지금부터 아직은 조금 생소한 ATES의 이모저모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네덜란드의 ‘에이뷔르흐’라는 동네로 함께 순간이동을 해볼까요.

네덜란드 ‘센터 아일랜드 프로젝트’를 통해 보는 ATES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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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 센트럴역에서 트램을 타고 동쪽으로 15분만 가면 현대적인 디자인의 주택이 강변 따라 쭉 늘어선 고즈넉한 분위기의 동네가 나오는데요. 6개의 섬으로 구성된 에이뷔르흐(Ijburg) 지역입니다. 건물 냉난방과 전력 생산에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1단계 사업이 완료됐으며 에이뷔르흐 중 센터 아일랜드(Centrumeiland) 지역에서는 2018년부터 주거용 냉난방 에너지를 ATES로 구현하는 2단계 사업을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2020년부터 주택 입주가 시작돼 현재는 대부분의 가구가 ATES를 이용한 냉난방을 가동하고 있는데요. 어떤 원리인지 함께 살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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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는 열과 냉기를 보존하기에 아주 적합합니다. 물은 비열이 1kcal/(kg · °C)로 다른 물질보다 크기 때문이죠. 온도 변화가 잘 일어나지 않는 물의 성질 덕에 우리 몸도 체온 유지에 탁월한 것이고요. 센터 아일랜드의 중앙 히트펌프 설비실은 여름철엔 차가운 지하수를 끌어다 냉방과 냉수를 공급하고, 겨울철엔 상대적으로 따듯한 지하수를 끌어다 난방에 활용하는 구심점 역할을 합니다. 이 지역에서는 가정에서 샤워, 요리 등을 하며 쓰인 가정 폐수의 열까지 다시 재활용합니다. 지하수의 열을 저장하는 방식이다 보니 에너지원의 냉온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곳은 아이미어(Ijmeer) 호수가 인접해 있어 유리한 환경입니다. 너무 많은 열을 추출해냈을 경우 등 에너지의 냉온 균형이 맞지 않을 때 호수의 물을 활용해 적정 온도로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하수 열에너지가 ATES의 에너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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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ES 시스템 모식도 (출처 : 경남신문)

ATES는 지하수에서 물을 끌어와 에너지를 저장합니다. ATES는 ‘Aquifer Thermal Energy Storage’의 약자로, 풀이하자면 “지표층을 열 저장 매개로 이용한 ‘대수층(지하수층) 축열시스템”을 뜻하는데요. 여름엔 차가운 지하수를 겨울철엔 따듯한 지하수를 끌어다 냉난방에 활용하는 단순한 원리입니다. 이는 계절 간의 온도 차를 활용한 것으로 여름에는 지표 아래 지하수(7~10℃)로부터 냉기를 얻어 냉방을 하고, 열기는 온열 저장고로 이동시켜 열을 저장해둡니다. 겨울에는 반대로 온열 저장고에 있는 물(15~20℃)을 난방에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합니다.

지하 2~5㎞ 아래 깊은 층을 시추해 지구의 열을 추출해 사용하는 지열과는 달리 지표 아래 150~500m 내외에서 대수층을 이용하기 때문에 ATES는 상대적으로 시공 과정이 안전하며 시추 비용 역시 저렴합니다. 건물 단위는 물론 지역 단위로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센터 아일랜드 마을 사례에서 보듯이 말이죠.

ATES의 강점과 잠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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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ES를 이용하면 냉난방에 필요한 천연가스와 전기 사용량을 최대 40% 정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외에도 ATES가 지니는 장점은 아주 많아요. 지표면 아래 알맞은 컨디션의 대수층만 있다면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처럼 공간이나 부지를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고, 냄새나 소음을 생성하지도 않죠. 설비가 외관에 드러나지 않는 데다 특정 장소에 제한되는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인구와 건축물 밀도가 높은 도시 환경에서도 구현이 가능하고요. 대체 에너지원이 별로 없는 환경에서도 역시 가능합니다. 근접한 지역의 다른 에너지 시스템과 연결할 수 있는 허브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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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 지역은 지표로부터 150m 아래 50m 두께의 투과성 모래층(대수층)이 풍부한 지대입니다. 우리나라 지표면의 물, 강, 댐 등에서 얻는 수열에너지를 조사한 결과, 네덜란드보다 평균 5도 정도 높은 데다, 계절 간 기온 차가 네덜란드보다 뚜렷하기에 더 많은 열에너지 추출할 수 있다는 예측이 가능해집니다. 아이미어 호수에서 열에너지를 추출하는 센터 아일랜드의 수열 평균 온도는 15도 이하인 반면 한국은 20~25도 사이이기 때문에 열을 재활용하는 데에 있어 더 큰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견해입니다.

ATES는 아직은 우리나라에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ATES를 지열에너지와 혼동하는 경우도 많고 아직은 법률 규정 상 대체에너지에 포함이 되지도 않았습니다. 아파트·빌딩의 냉난방은 전체 에너지 수요의 약 12%를 차지한다고 하는데요. 아직 상용화 전이지만, 전기 없이 냉난방을 할 수 있는 ATES가 새로운 친환경 재생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기엔 충분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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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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