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그리스의 정의로운 전환 준비는? ‘정의로운 전환’,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②

기금 조성으로 체계적 지원하는 유럽연합(EU)‧그리스 
‘정의로운 전환’,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②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노력이 가속화됨에 따라, ‘정의로운 전환’ 이 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그 범위와 의미는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그 기반에는 ‘탈탄소 사회 실현을 위한 구조적 변화가 일어날 때 소외되는 계층이 없도록 넓게 살펴봐야 한다’는 핵심적인 명제가 자리 잡고 있죠. 
 
2021년 11월 개최된 제 26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에서 채택된 ‘정의로운 전환 선언(supporting the conditions for a just transition internationally, 미국, 영국, 캐나다, 덴마크, 유럽연합, 독일, 프랑스 등이 서명.https://ukcop26.org/supporting-the-conditions-for-a-just-transition-internationally/)’에서는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목표로 ▲노동자들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 지원, ▲사회적 대화와 이해당사자 참여를 촉진하고 지원, ▲(개발도상국‧신흥국 등이) 탄소집약적 경제에서 탄소중립 경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 ▲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하며 취약계층의 공평한 참여를 보장하는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 전환을 지원, ▲산업 공급망 전체의 지속가능한 전환을 추진, ▲ NDC 조치 등 국가 정책 및 보고서에 정의로운 전환 노력에 대한 정보를 포함한다는 내용을 담기도 했습니다.
 
<‘정의로운 전환’,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시리즈에서는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우리나라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함께 고민하는 데 참고자료가 될 수 있도록 런던, 그리스, 유럽, 독일 등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➀편 : 런던, 녹색 일자리와 주택 개선
②편 : 기금 조성으로 체계적 지원하는 유럽연합(EU)‧그리스 
③편 : 노동조합, 핵심 관계자로 참여해야 : 독일+북유럽5개국
 
’정의로운 전환‘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아마 많은 분들이 유럽연합(EU)의 ’그린 딜‘을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EU집행위가 2020년 1월 ’유럽 그린 딜 투자계획(European Green Deal Investment Plan, EGDIP)‘을 발표하면서, ’정의로운 전환 매커니즘(Just Transition Mechanism, JTM)‘이라는 지원 체계를 처음 소개했기 때문이죠. 
 
’유럽 그린 딜 투자계획‘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향후 10년간 최소 1조 유로(약 1,337조 3,10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에 포함된 ‘정의로운 전환 매커니즘’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전환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크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화석연료 산업 중심 지역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로, 오는 2027년까지 최소 1천억 유로(약 133조 7,310억 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국가나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은 산업군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데요, 전체 투자 계획과 함께 이들에 대한 지원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추구함에 있어 소외되거나 배제되는 곳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유럽연합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공정전환매커니증 구조도
정의로운 전환 메커니즘(또는 공정전환메커니즘) 제도 시행을 위해 필요한 재원은 크게 3가지 방법으로 조달됩니다. 첫째는 EU 예산 75억 유로를 포함한 총 300억~500억 유로의 정의로운전환기금(Just Transition Fund) 조성, 둘째는 InvestEU 프로그램 예산 중 정의로운 전환 제도 전용으로 최대 450억 유로까지 투자 지원, 셋째는 유럽투자은행(EIB)의 공공부문 융자 지원으로 250~300억 유로의 투자 지원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원전시장 인사이트(‘20.2.21)
 
그러나 유럽에서도 ‘정의로운 전환 매커니즘’이 채택되기까지는 많은 진통을 겪었다고 하는데요, 2020년 7월 그리스 비영리 독립 싱크탱크인 그린탱크(The Green Tank)가 발표한 <그리스와 유럽의 ’정의로운 전환‘ 역사, 추진과정 및 도전과제(Just transition : History, Developments and Challenges in Greece and Europe)> 보고서의 주요내용을 통해 그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해당 보고서는 유럽위원회(EC)가 EU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EU ETS)의 수익을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2015년을 기점으로 유럽과 그리스의 정의로운 전환 정책 추진 경과를 다루고 있습니다
해당 보고서는 유럽위원회(EC)가 EU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EU ETS)의 수익을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2015년을 기점으로 유럽과 그리스의 정의로운 전환 정책 추진 경과를 다루고 있습니다. ⓒ The Green Tank
 
유럽위원회는 2015년 회원국들이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의 수익을 ’정의로운 전환‘ 목적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거래제 지침 개정을 통해 유럽 차원의 독자적인 기금을 설립하는 데는 실패하였으나, 대신 EU집행위는 2017년 12월 28개 회원국 41개 갈탄지역의 전환 대책을 논의하고 교류하기 위한 석탄지역전환 플랫폼(CRiT, Coal Region in Transition)’을 설립했죠. 2018년에는 탈탄소의 영향을 받은 지방 정부를 중심으로 범유럽 차원의 ‘정의로운 전환 시장 포럼(Forum of Mayors on Just Transition)’도 구성되었습니다. 여기에는 6개국 10개 갈탄지역 시장 뿐 아니라 노동자‧NGO 등도 함께 참여하여 EU 차원의 정의로운 전환 제도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2020년 유럽 집행위원회는 그린 딜과 정의로운 전환 매커니즘을 마련하였으며, 기존의 석탄지역전환 플랫폼(CRiT)은 정의로운 전환 매커니즘 시행을 위해 2020년 6월 갈탄지역 외에 탄소집약적 산업 지역을 포괄하는 ‘정의로운 전환 플랫폼’으로 확장되었습니다.
 
한편 그리스는 유럽에서 탈석탄을 가장 먼저 선언하고 처음으로 국가 수준의 정의로운 전환 기금을 설립한 국가입니다. 이러한 결정의 바탕에는 석탄광산 및 발전소가 위치한 지방정부의 지속적인 요구가 있었는데요, 2023년까지 기존 갈탄발전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하면서 목표 달성까지 기간이 길지 않아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논의가 더욱 빠르게 진행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스의 5개 에너지 지역 시장들은 2015년 12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수익으로 ’정의로운 전환 기금‘을 조성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계획이 부재하다는 이유로 당시 에너지·환경부 장관의 반대에 부딪혀 채택되지 못했죠. 이후  2018년 경 기금에 대한 논의가 다시 시작되었고, 2019년 ‘국가 정의로운 전환 기금’이 설립 되었습니다.
 
그리스 정부는 2019년 4월 전년도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수익의 6%(2018년 기준 약 3,140만 유로)를 갈탄지역에 지원하기로 결정하였고, 2019년 수익의 6%(약 3,020만 유로)도 지원이 결정되었습니다. 2020년도 수익의 활용 여부는 아직 미정인 상태입니다. 이처럼 그리스에서 정의로운 전환 기금에 대한 제안이 처음 나온 이후 실제로 기금이 설립되기까지는 약 3.5년이 걸렸으며, 실제 기금이 이용되기 까지는 더 오랜 기간이 필요했습니다. 
 
2019년 12월에는 부처 합동으로 ‘탈석탄위원회’를 결성했습니다. 위원회는 정부 부처, 공공전력회사 대표, 서부 마케도니아 관계자 등 총 34명으로 구성되었으며, 위원회 내에 주요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토양 복원, 기존 인프라 활용, 투자 평가 등 7개의 부문 위원회가 설치되었습니다. 탈석탄위원회는 2020년 ‘정의로운 개발 전환 계획(Just Development Transition Plan)’ 초안을 발표했습니다. 
 
보고서에서는 이와 같은 거버넌스(governance)* 운영 과정에서 국가 및 지역 차원에서 정보가 원활히 공유되어야 하며, 지방정부‧노동자‧시민사회 등이 이에 참여하고 각자의 역할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습니다. 
 
* 거버넌스(governance) :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서로 협동하여 의사 결정을 수행하는 체계를 말한다. ‘협치’라고도 한다.  
 
또한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래와 같이 향후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 향후 과제
 
  ㅇ 거버넌스, 계획, 기금 마련 이슈 해결 과정에서 정당을 초월한 합의가 필수적
  ㅇ ‘정의로운 전환 계획’에 포함될 프로젝트를 선정할 때 환경 지속가능성 등 선정 기준을 명확히 하고, 단일화된 계획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
  ㅇ 노동자, 지역사회, NGO 등 다양한 참가자들의 참여가 장려되어야 함(특히 갈탄지역 사람들의 목소리를 포함시켜야 함)
  ㅇ 거버넌스는 단순명료한 체계를 통해 지역, 중앙 정부, 노동자, 전문가 그룹, 시민사회의 역할을 분명히 해야 함
  ㅇ 국가 차원에서는 정당을 초월한 기금 마련을 위한 합의가 계속되어야 하며, 유럽 차원에서 그리스는 EU 정의로운 전환 기금 내 할당기준 변화(확대)를 추구해야 할 것
 
1편 런던 사례에 이어 유럽연합과 그리스의 사례를 살펴봤는데요, 이 사례들을 벤치마킹함으로써 앞으로 우리나라의 정의로운 전환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마지막 3편에서는 탈탄소 사회를 위한 노르딕‧독일 노동조합의 협력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➀편 : 런던, 녹색 일자리와 주택 개선
③편 : 노동조합, 핵심 관계자로 참여해야 : 독일+북유럽5개국
 
 
작성 :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디지털소통팀
 
 
☞ 더 알고 싶다면? 보고서 바로가기 : The Green Tank, Just transition : History, Developments and Challenges in Greece and Europe(‘20.7.28)
 
The Green Tank, Just transition : History, Developments and Challenges in Greece and Europe(‘20.7.28)
 
 
※ 자료 출처
 - COP26, supporting the conditions for a just transition internationally(‘21.4.11)
   (링크 : https://ukcop26.org/supporting-the-conditions-for-a-just-transition-internationally/)
 - The Green Tank, Just transition : History, Developments and Challenges in Greece and
   Europe(‘20.7.28)
   (링크 : https://thegreentank.gr/en/2020/07/28/just-transition-history-report/) 

출처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 블로그
  • 페이스북
  • 카카오톡
  •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