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칼럼] 집에 있는 화장실 원전엔 왜 없나

집에 있는 화장실 원전엔 왜 없나
 
이투데이 박병립 기자(부장)
 
 
방사성 폐기물 업계에선 방사성 방폐물 처리시설을 ‘화장실’이라고 부른다. 가정마다 화장실이 있듯 원전을 가동·운영하면서 발생되는 방사성 폐기물 처리시설이 있어야 함을 직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화장실’이란 표현을 쓴다. 방사성 폐기물은 방호복, 장갑 등 중·저준위와 사용후핵연료인 고준위 폐기물이 있다. 현재 경주에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이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 고준위 처리장은 만들지 못했다. 중저준위 폐기물을 처리하는 휴지통은 있지만 정작 변기는 없는 꼴이다.
 
드럼통에 넣어 보관중인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드럼통에 넣어 보관중인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 원자력안전위원회
 
 
 
현재 고준위 폐기물은 각 원전에 마련한 임시시설에 보관 중이다. 그러나 이 임시시설의 포화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각 원전 본부의 포화율과 포화  시점은 △고리 85.9%, 2031년 △한빛본부 74.9% 2031년 △한울본부 82.5% 2032년 △월성본부 62.9% 2044년 △새울본부 25.4% 2066년 이다. 고리, 한빛, 월성 등은 포화시점이 턱 밑까지 차올라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
 
원전 유형별 사용후 핵연료(경수로, 중수로)
원전 유형별 사용후 핵연료(경수로, 중수로) © 산업통상자원부

 
 
올해 7월 정부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R&D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로드맵의 골자는 1조 4000억 원을 투입해 2060년 사용후핵연료인 고준위 방사성 방폐물의 처리시설을 완공하겠다는 것이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원자력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난 연료로 사용후핵연료를 말하며, 사용후핵연료를 보관·처리하는 시설을 만드는 내용을 이 로드맵이 담고 있다. 올해 7월 정부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R&D 로드맵’ 1조 4000억 원을 투입해 2060년 사용후핵연료인 고준위 방사성 방폐물의 처리 시설을 완공하겠단 목표다. 포화시점이 다가온 원전을 위해선 임시저장시설을 마련해 저장한 뒤 2036~2043년 준공하는 중간저장시설로 고준위 폐기물을 옮긴다.
 
국내·외 지구물리탐사 조사·분석 결과 등을 학습시킨 머신러닝 기반 부지조사 결과 해석모형 등을 2027년까지, 부지모델링 기법도 현재 2D 기반 모델에서 3D 모델 기술로 고도화 해 지질구조, 수문 등 부지특성 통합 모델링 기술을 2029년까지 각각 개발한다. 10만 년 이상 천연방벽 성능 입증을 위해 지각변동과 함께 기후와 해수면 변동에 따른 생태계의 영향 등 지질환경 장기변화 예측기술도 2029년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부지선정 방법론 및 부지조사·적합성 평가 절차 등을 2023년까지 만들고 장기 지각거동 안정성 평가, 부지특성 예비모델 구축 및 지질환경변화 모델링 기술 등을 2029년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을 위한 적절한 믹스는 필수다. 원전은 에너지 믹스의 주요한 에너지원 중 하나며 원전을 사용하기 위해선 원전 화장실은 꼭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에너지 백년대계를 위해서도 말이다. 

출처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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