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저탄소 굴기 속 중국 수소산업 발전 주도

2022-07-05  중국 우한무역관  김종원

- ‘수소 생산 + 저장·운송 + 핵심부품 제조 + 응용’수소 산업체인 전 단계 구축

- 우수한 인재, 탄탄한 산업 기반, 적극적 정부지원 3박자를 갖춘 우한 발전모델

중국 정부는 2030년 탄다펑(碳达峰, 탄소피크), 2060년 탄중허(碳中和,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적극적으로 저탄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저탄소 정책에서 2019년부터 중국 정부는 수소굴기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해서 2020년 수소를 주에너지원으로 편입시켰고, 14.5개년(2021∼2025) 계획에 중앙 및 지방정부 모두 수소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우한시도 수소산업 육성 정책을 발표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수소 생산 + 저장·운송 + 핵심부품 제조 + 응용’ 산업체인 전 단계를 구축해 2025년까지 중국 최대 수소산업 중심 도시로의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

우한, 중국 수소 중심 도시 건설 가속화

중국은 2019년부터 정부 차원의 수소산업 육성 정책을 본격화했으며, 2020년 국가 수소에너지 산업 발전 전략 계획을 발표했다. 후베이성 우한은 이보다 먼저 수소산업에 관심을 갖고 육성 정책을 추진해오고 있다. 우한은 2017년 ‘수소 자동차의 도시’ 건설 목표를 내 걸었으며, 2018년과 2020년에는 <우한 수소산업 발전계획(武汉氢能产业发展规划)>과 <우한 수소산업 발전 행동방안(武汉市氢能产业突破发展行动方案)>을 잇달아 내놓았다. 2021년에는 <우한 저탄소 산업 사업 방안(武汉市低碳产业工作方案)>을 발표하고 수소제조 산업을 대대적으로 도입·육성하며, 수소에너지 시범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정책에 포함시켰다.

우한은 ‘중국 4대 자동차 도시’에 걸맞는 자동차 산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수소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2005년 중국 최초의 연구 제작한 연료전지 시제품 ‘추톈 1호(楚天一号)’를 개발한데 이어, 2021년 중국 최초의 전출력 연료전지 승용차 ‘칭죠우(氢舟)' 개발에 성공했다. 중국 공신부가 꼽은 수소차 8대 핵심 기술 중 우한은 이미 6개를 확보했다. 10년간의 체계적인 육성 플랜으로 우한은 이미 ‘수소 생산 + 저장·운송 + 핵심부품 제조 + 응용’의 전 산업 사슬을 구축했다.

우한시 정부는 2022년 3월 <우한시 수소산업 발전 지원에 관한 의견(武汉市支持氢能产业发展的意见)>을 통해 수소산업 육성, 수소과학기술 선도, 수소시설 건설, 수소에너지 응용시범 등 6대 사업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수소산업 영업이익 500억 위안, 연료전지 자동차 보급량 3000대, 수소충전소 35기 이상 건설 등을 달성해 우한을 중국의 수소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우한 수소산업 사슬 구축 현황

현재 우한은 수소 생산부터 수소의 저장 운송, 핵심 부품, 하위 응용 분야 등 수소에너지와 연료전지 산업 체인을 모두 갖추고 있다. 우한에는 중국 수소 산업 주요 기업인 시옹타오칭시옹(雄韬氢雄)이 소재하고 있으며, 중앙 국유기업 국가전력투자그룹 및 글로벌 엔진 제조사인 미국의 COMMINGS(康明斯)도 진출해 있다.

1) 수소 생산

우한은 중국의 주요 공업 기지로 수소 제조 자원이 풍부하다. 우한강철그룹의 대형 프로젝트인 ‘코크스-가스 수소제조 프로젝트(焦炉煤气制氢项目)'는 2021년 착공해 현재 가스 파이프, 수소 파이프, 내부 설비 설치 공사가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며 올해 완공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우한강철그룹의 자회사인 우한강철가스공사는 전체 성(省)에서 가장 큰 수소 공급업체가 된다.

우한거뎬화공그룹(武汉葛店化工集团)은 화공 생산 과정 중의 부산물을 활용한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데, 연간 3,000만㎥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으며, 수소 제품의 순도는 99.99%에 이른다. 또한 우한석유화공그룹도 이미 수소제조 관련 다수의 프로젝트를 추진해오고 있다.

2) 수소 운송

수소는 에너지 밀도가 낮고 인화성이 있으며, 폭발하기 쉬워 고밀도 수소의 안전한 보관이 수소 응용 발전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수소 연료전지 원가가 계속 하락함에도 불구하고 수소 가격이 저렴해지지 않는 이유는 수소 저장 및 운송 비용이 높기 때문이다.

우한에 소재한 중국지질대학이 설립한 우한칭양에너지공사(武汉氢阳能源公司)는 상온상압액체 유기 수소저장기술(수소오일)을 개발해 현재 중국 내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고압(350개 대기압)의 수소 저장량 3배에 달하는 용량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2022년 말까지 10,000t급 수소오일 생산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해당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약 10개의 수소오일 생산 기지를 운영 및 지원할 수 있으며, 기지당 하루 55,000㎏에 달하는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 이는 약 130만㎾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이다. 

3) 수소 충전

2019년 우한경제개발구에 첫 수소충전소를 가동한 우한은 하루 1000kg의 수소 공급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약 3분이면 수소 버스 한 대를 충전할 수 있다. 2021년 첫 ‘4개 일체(수소,주유,충전,주차)’의 기능을 보유한 수소충전소가 설립돼 하루 950kg에 달하는 수소를 충전 할 수 있다. 우한은 현재까지 7기의 수소충전소를 건설해 가동 중이며, 2022년 6기, 2025년 35기 이상의 수소충전소를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다.

4) 핵심부품 제조

수소 원자재는 수소 산업 사슬의 기초와 핵심으로, 우한은 이미 동펑자동차, 국가전력수소투자그룹(国电氢投), 우한이공수소전지(武汉理工氢电), COMMINGS(康明斯) 등 업계 선두기업이 고분자전해질막(PEM), 막전극 접합체(MEA), 스택(STACK), 수소 연료전지 발동기 등 핵심부품 연구 개발, 생산 및 판매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2020년 동펑자동차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동펑칭조우(东风氢舟)’를 출시했으며, 해당 모델에 자체 연구개발한 전출력 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했다. ‘동펑칭조우’는 탄소 배출없이 장거리 주행에 성공했으며, 현재 중국 최초의 대량 생산 가능 전출력 연료전지 승용차로 많은 도시에서 판매되고 있다.

5) 수소 에너지 응용

2019년 이전부터 우한경제개발구에서 운행을 시작한 수소버스 총 21대가 개발구 내 5개 버스 노선에서 운행되고 있으며, 현재 누적 운행거리 150만km, 탄소배출 감소량은 400만 톤 이상을 기록했다. 2022년 5월 23일 추가로 생산된 20대의 수소 버스가 운행을 정식으로 시작했다. 기존에 운행중이였던 21대를 포함, 총 41대의 수소버스가 다니고 있는 우한경제개발구는 우한에서 가장 많은 수소버스가 운행중인 지역이 됐다. 

수소에너지 발전 우한모델 구축 : 인재+산업+정책

1) 중국 최대 과학기술 인재 보유

우한은 중국 최대 교육 도시 중 하나로, 특히 중부 지역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우한에는 83개 대학과 130만여 명의 대학생이 재학하고 있으며, 대학생 수와 밀집도는 전세계 1위다. 화중과학기술대(HUST), 우한이공대학(WUT) 등 교육기관에서 배출되는 과학기술 인재는 매년 우한 수소에너지 및 연료전지 자동차 산업에 대거 투입되고 있다.

우한이공대학에서 정부와 공동으로 설립한 우한이공수소전자과학기술유한회사(武汉理工(WUT)氢电科技有限公司)의 경우 2006년 중국 최초의 막전극 접합체(MEA) 기술을 개발해 산업화에 성공했으며, 2015년 이후부터 한국, 미국, 독일 등 1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는 현재 중국 최대 규모이자 세계 5위권의 막전극 생산기업으로 누적 판매 200만 개를 넘어 섰으며, 이는 중국 전체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2) 수소산업을 주도하는 탄탄한 자동차산업 기반

우한은 동펑자동차, PEUGEOT CITROEN, 상하이자동차(GM), 란투(岚图汽车), 웨이마(威马汽车), 샤오펑(小鹏汽车) 등 10여 개의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가 현지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그 중, 동펑자동차는 중국 2대 자동차 그룹으로, 2021년 기준 세계 500대 기업 중 85위를 차지하고 있다. 동펑자동차는 2021년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에서도 완성차 판매량 277만5100대를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처럼 동펑자동차를 중심으로한 우한의 자동차 산업체인은 꾸준한 성장 속에 다양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전기차를 비롯해 수소 자동차 분야까지 선도하고 있다.

2019년 3월 20일, 우한 GROVE수소에너지자동차(武汉格罗夫氢能汽车有限公司)는 프리미엄 수소 승용차 브랜드 ‘GROVE’를 출시했다. 중국 최초 탄소 섬유 차체 수소 자동차 GROVE는 스페인 디자인 센터에서 설계 됐으며, 수소 충전 3분만으로도 최대 100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3) 우한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정책

우한은 일찍이 수소산업에 관심을 갖고 다른 성 정부에 비해 빠르게 산업을 육성해 왔다. 우한시는 2017년 처음으로 <우한 제조2025 행동강령(武汉制造2025行动纲要)>에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R&D센터 설립 등의 지원 정책을 제시했으며, 2018년 <우한 수소산업 발전계획방안>을 통해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리고 최근 2022년 3월 발표한 <우한 수소산업 발전 지원에 관한 의견>에서는 수소 투자, 연구개발, 생산, 영업, 소비 등 모든 단계에서의 정부의 육성 및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전망 및 시사점

수소산업은 투자 규모가 크고 수익 창출 주기가 길기 때문에 해당 산업의 발전은 정부의 지원(특히 인프라 측면에서)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수소에너지가 중국의 ‘3060쌍탄소(2030년 碳达峰/탄소피크, 2060년 碳中和/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에 향후 중국 정부는 지금보다 더 구체화된 수소에너지 발전계획 및 보조금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에너지 산업의 발전은 중국의 국가 에너지 전략으로 부상하고, 중국 경제 발전을 이끄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한은 중국 내륙 도시 중 수소산업 발전을 위한 산업 + 인재 + 정부지원 3박자를 잘 갖춘 도시로 미래 중국 수소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미 수소산업 발전을 위한 ‘수소 생산 + 저장·운송 + 핵심부품 제조 + 응용’의 산업 체인을 완비했다. 향후 우한은 화중지역 수소에너지 시범도시군'의 선도 도시로 승인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소산업에 종사하는 우리기업 중 중국을 진출을 고려한다면 우한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우한을 거점으로 중국 내륙 수소시장 진출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중국 통계에 따르면, 이미 60여개에 달하는 외국 기업이 140개가 넘는 중국 수소산업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유럽, 미국, 일본 기업이 중국 수소시장을 선점해 3개국이 전체의 약 83.4%를 점유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중국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은 시장 잠재력이 높은 중국 수소시장의 산업사슬 전 단계에서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한이공수소전자과학기술유한회사 담당자는 “현재 중국 수소 연료전지 완성차 기업의 핵심부품은 모두 관련 공장과 합작해 연구개발 및 제조하고, 일부 완성차 기업에는 수소 연료전지 전문 연구개발팀도 있다. 따라서 한국기업의 목표가 오직 부품 수출에 있다면 중국 시장에서 기회는 많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한국기업은 중국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시장 진출이 필요하다. 또한, 현지 공장 설립 시 중국기업과의 거래 기회가 많아질 것이며,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 역시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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