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시급해진 천연가스 탈러시아

 

 

이탈리아, 시급해진 천연가스 탈러시아

 

2022-07-28  이탈리아 밀라노무역관  유지윤

 

 

- 러시아의 천연가스 기업, 감산 공급으로 가스공급 불안정성 증가

정부 주도로 수입국 및 공급선 다변화 추진중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 사태가 시작된 이후 미국과 유럽 서방 세계의 경제 제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유럽의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인 러시아는 자국 천연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라는 강수를 둔 이후 일부 국가에 가스 공급 중단을 발표한 바 있으며, 최근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인 가스프롬은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인 에니사에 공급을 감축하며 러시아산 가스에 의존이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압박을 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압박에 큰 영향을 받는 국가 중 하나로, 2020년 기준 이탈리아의 1차 에너지 소비에서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42%에 달한 바 있다. 또한, 전력 생산원에서도 천연가스는 전체 비중의 48%를 차지하고 있어 에너지원으로서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인근 유럽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가장 큰 원인으로 두 가지 요인을 꼽아볼 수 있겠다. 이탈리아는 1987년 국민투표를 통해 기존에 가동 중이었던 원전 4기의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해체 수순을 밟으며 ‘탈원전’을 선언한 바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신재생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독일, 스페인에 비해 다소 비중이 낮은 편으로 이러한 부분을 모두 천연가스에 의존해 왔다.

 

 

이탈리아의 천연가스 공급 동향

 

이탈리아는 가스 파이프라인을 통한 운송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는 국가로 국내소비 천연가스의 약 96%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중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기준 40%에 달하고 있으며, 러시아 외 주요 수입국을 살펴보면 북쪽으로는 노르웨이가 있고 남쪽으로는 알제리, 리비아 그리고 아제르바이잔에서 가스관을 통한 수입을 하고 있다. 2021년부터 아제르바이잔에서의 수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가스관을 통한 수입 외에 LNG(Liquefied Natural Gas, 액화천연가스)를 수입해 이미 구축된 재기화 플랜트를 통해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파니갈리아와 리보르노, 그리고 로비고 3곳에 LNG 재기화 플랜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3곳을 합쳐 연간 152억5000만㎥의 용량의 가스 저장이 가능하다. 2021년 기준 파니갈리아와 리보르노의 플랜트에서는 용량의 26%, 그리고 로비고 플랜트는 용량의 92%를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탈리아의 LNG의 주요 수입국은 미국, 카타르 등이며, 알제리, 이집트 등에서도 LNG를 수입하고 있다. 

 


 

 

​가스 에너지 공급 다변화 추진 현황

 

이탈리아는 우선적으로 러시아를 제외한 주요 가스 공급국에 공급량을 증가해 줄 것을 끊임없이 요청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 따라 지난 1~5월간 가스 공급국가의 비중이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방안으로 더 안정적인 가스 공급을 위해 정부에서는 아래와 같이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1) 가스관을 통한 천연가스 수입국의 비중 변화

 

이탈리아 정부는 천연가스 공급의 안정성을 위해 무엇보다 적극적으로 인근의 천연가스 생산국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며 가스 공급망 구축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탈리아로의 가스 공급은 주로 가스관을 통한 공급으로 이탈리아 북부와 남부에 각기 가스관을 통해 수입이 이뤄지고 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공급처는 러시아로 이탈리아 북부 타르비시오(Tarvisio)에 위치한 가스관을 통해 수입하고 있으며, 이는 2021년 기준 전체 가스 소비량의 38.2%, 수입량의 40%에 달하는 수치이다. 그러나 러시아 사태 직후, 이탈리아 정부는 노르웨이, 아제르바이잔과 연결된 가스관으로부터의 가스 공급을 대폭 늘이며 러시아산 가스 공급을 줄여가고 있다. 특히, 아제르바이잔 가스관을 통한 공급량을 전년 80억㎥에서 200억㎥까지 증가할 계획으로 용량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알제리와 리비아에서도 가스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데, 알제리와는 장기 가스공급 체결을 통해 연간 총 290억㎥를 수입할 수 있게 돼 대러시아 수입 가스량의 1/3 확보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리비아의 정치 불안과 알제라 내수시장의 가스 수요 증가 등이 가스 공급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2) LNG 비중 확대

 

LNG란 액화천연가스로 가스전에서 채취한 천연가스를 냉각해 액화시켜 수송과 저장에 용이하도록 변환한 것을 말하며, 액화된 가스는 2중 탱크를 가진 LNG 선박을 통해 운반이 가능하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가스 에너지의 공급이 시급해진 EU는 미국으로부터 2022년 150억㎥의 LNG 수입에 합의하고 2030년 500억㎥까지 규모를 증가할 계획이다. 또한, 이탈리아는 이집트와는 연간 30억㎥의 LNG 공급계약을 맺었으며 알제리와 90억㎥ LNG 추가수입 계약 체결 등으로 가스수입국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카타르에서 연간 65억㎥의 LNG 수입을 계약했으며, 지난 6월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인 에니(ENI)사는 카타르의 세게 최대 규모 LNG 프로젝트에 참가를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카타르의 노스 필드 이스트(North Field Est) 플랜트 확장 프로젝트로 에니사 담당자 인터뷰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를 통해 카타르의 LNG 수출 용량을 현재 연간 7700만 톤에서 2025년엔 1억1000만 톤으로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계약은 에니사의 탈산소화 전략에 따라 크린 에너지원 다각화 목표에 부합하며, 전 세계적으로 가스 공급의 보안을 강화하는데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LNG 산업 유통구조는 먼저 수출국의 가스전에서 가스를 채취한 후 이를 액화플랜트에서 기체상태의 천연가스를 액체로 전환해 LNG선을 통해 운반한다. 그리고 수입국의 LNG 재기화 플랜트에서는 운송받은 액화가스를 저장 후 다시 기화해 소비자에게 공급하게 된다. 이탈리아는 이미 3곳에 재기화 플랜트 시설이 있으며, LNG 수입국 다변화 및 수입량 증가에 맞춰 FSRU(Floating Storage and Regasification Unit, 부유식 저장-재기화 장치)선 구매로 부족한 인프라를 확충해가고 있다. 이탈리아 가스 공급기업인 스남(Snam)은 지난 5월과 7월 2척의 FSRU선 구입을 완료했다. 이 설비는 각기 2023년 봄과 2024년 3분기부터 가동될 계획으로, 스남의 구매 담당은 ‘현재 전체 가스 국내 수요의 6.5%에 못 미치는 LNG의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하며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인프라를 확충해 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3) 국내 생산량 증대

 

이탈리아는 국내에도 다수의 가스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에는 이탈리아 국내 가스 생산량이 전체 소비의 11.5%가량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광구 개발 및 시추 등에 대한 투자가 차단되면서 2021년 기준 이탈리아에서 생산하는 가스는 전체 소비량의 4.4%까지 지속해서 감소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이탈리아 정부는 국내 가스 생산에 대한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이탈리아 드라기 총리의 발표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국내 천연가스 생산을 50억㎥까지 늘릴 계획으로 2022~2031년에 걸쳐 기존 시설을 활용해 생산이 진행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생산된 가스는 우선 산업체 중심으로 공급될 계획으로 이는 산업분야에 사용되는 천연가스의 가격 폭등 및 수급 불안정 등으로 인한 기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방침이며, 이 중 30%는 이탈리아는 중소기업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국내 가스전에 대한 투자가 수년 동안 중단돼 있던 터라 노후된 시설의 현대화가 선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설비 투자 및 시설 확충이 진행되는 기간은 단기적으로 국내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는 생산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전망 및 시사점 

 

우크라이나 사태로 이후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가 지속됨에 따라 현재 운영 중인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 중단 또는 축소 공급으로 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이탈리아는 천연가스 최대 수입국인 러시아를 벗어나 새로운 공급망 확보로 안정성과 지속성을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로베르토 친골라니 이탈리아 생태전환부 장관은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천연가스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으며, 이탈리아는 충분한 가스를 비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며, ‘2024년 하반기까지 천연가스의 탈러시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감축 공급 속에서 전쟁이 장기화되고 천연가스 및 LGN거래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는 있는 상황으로 이는 에너지 가격 상승 및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이탈리아 정부가 산업과 가계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으로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가스 공급선 다변화에 성공할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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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일간지 Il Sole 24 Ore, 이탈리아 국제정책연구원(ISPI), 이탈리아 생태전환부(MITE), 이탈리아 경제개발부(MISE), 이탈리아 통계청(ISTAT), KOTRA 밀라노 무역관 자체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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