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기지개 켜는 요르단 수소 산업

 

 

기지개 켜는 요르단 수소 산업

 

2022-07-29  요르단  암만무역관  이호빈

 

 

- ​2022년부터 요르단 정부의 수소 산업 육성 가시화

물 부족 문제 등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한 장애 극복이 관건

 

요르단은 에너지 공급원의 91%를 수입하는 국가이다. 따라서 요르단 정부는 녹색 수소에 대한 투자를 통해 화석 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재생 에너지 보급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아래에서는 요르단의 에너지 상황과 녹색 수소 추진을 위한 동인을 검토하고, 녹색 수소 산업 구축을 위한 주요 장애요인을 살펴본다. 마지막으로는 요르단이 현재 추진 중인 수소 관련 프로젝트에 대해 알아본다.

 

 

요르단 수소 산업 추진 배경

 

요르단은 천연에너지 부족 국가로서 해외 에너지원 의존도가 91%에 달한다. 이에 따라 요르단 정부는 2007년부터 해외 에너지원 의존도 경감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국가 중장기 전략에 포함시켜 추진해왔다. 이에 2014년에 1.5% 수준에 머물던 신재생에너지의 전체 에너지 기여도는 2020년 기준 11%에 달할 만큼 급성장했다. 특히 2020년에 요르단 전기의 80%는 천연 가스에서 생성된 반면 나머지 20%는 재생 에너지에서 생성되었다. 2020년에 전기를 생산한 요르단 재생에너지 기업은 풍력 7개, 태양광 22개, 바이오에너지(MEMR) 1개 등 총 30개사이다

 

2020년 7월 요르단 에너지광물자원부(MEMR)는 「2020-2030 에너지 전략」을 발표했다. 에너지 자원을 다양화하고 재생 가능 에너지 자원의 활용을 확대하며 광물 자원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국제 관계 및 협력을 지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번 중장기 전략 실행을 위해, 요르단 정부는 외국기업의 현지 투자를 장려하는 한편 국가 에너지 효율과 관련한 규정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동 전략을 통해 요르단 정부는 전체 에너지 믹스에서 재생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2020년의 11%에서 2030년까지 14%로 늘릴 계획이며, 2030년까지 천연 가스에서 발생하는 전력 생산을 53%로 줄이고 재생 에너지를 통한 전력 생산 비중을 31%까지 늘리고자 한다.

 

또한 요르단 정부는 2019년에 2021-2025 녹색 성장 국가 실행 계획(Green Growth National Action Plan 2021-2025)을 발표하면서 에너지 분야에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천명한 바 있다. 이때 요르단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GHG) 배출량을 2018년 대비 80% 수준으로 감소시킨다는 정책 목표를 수립했다.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요르단의 재생에너지 발전가격은 지속 하락했다. 2013년 200MW 규모 발전 프로젝트 입찰시점 기준으로 재생에너지 요금가격은 16.9센트/kWh 수준이었으나 2015년에는 약 6~7센트/kWh로 떨어졌고 2019년에는 2.5센트/kWh 수준이다.

 

하지만 2015년 이후 요르단으로 150만명 이상의 인근국 난민이 신규 유입되면서 전력 수요는 연간 5~6%씩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화석연료(석유 및 천연가스) 수요가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수입 화석연료 의존도 또한 쉽게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요르단 정부는 향후 수십년 동안의 에너지 수요를 수용하기 위한 혁신적인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재생 가능한 자원 인프라와 잠재적인 산업 통합을 활용하여 녹색 수소 개발이라는 새로운 산업을 가속화하는 것이 요르단 정부의 신 에너지 전략 중 하나이다. 2021년 12월에 요르단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은 요르단 대학에서 열린 녹색수소 포럼에 참석해 “재생 가능한 자원을 통해 기술적/법적으로 그린 수소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수소 관련 국가 전략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2022년 1월에 요르단 왕립과학협회는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의 협력을 받아 동력원으로서의 수소에 대한 요르단 최초의 정책지침서인 「요르단 그린 수소 보고서」 를 발간했다. 

 

2022년 6월에 발표된 「요르단 경제 현대화 비전(Jordan Economic Modernization Vision) 」에서는 지역 에너지 부문을 재생 에너지와 수소 발전과 같은 신기술 사용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요르단 정부의 공식 문건에서 최초로 수소 에너지 사용을 언급한 첫 사례이다. 동 정책 문건에서는 재생 가능한 녹색 에너지 사용을 강화하기 위한 10개 액션 플랜의 일부로서 수소 발전 기술 개발이 제시되었다. 또한 요르단의 탄화수소 매장량 연구, 그린 수소 등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 요르단 시장에서의 수소 사용을 위한 법률 개발 등의 추진내용도 포함되었다.

 

 

요르단 수소 산업의 가능성

 

수소는 에너지 저장, 철강 및 화학 생산, 식품 생산, 암모니아 및 식물 비료 생산, 액체 연료 및 석유 정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된다. 이때 미래의 청정 에너지의 기수로 평가받는 그린 수소는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발전된 에너지를 물을 통해 전기 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해서는 태양열, 풍력 등 잘 갖춰진 신재생에너지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요르단의 태양광 환경과 신재생에너지의 낮은 가격은 글로벌기업이 요르단에서 그린 수소를 생산하도록 유인할 수 있다. 그러나 요르단의 수소 산업 추진에 있어 여러 장애물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1) 물 부족

 

요르단은 심각한 물 부족에 직면해 있다. 2019년 기준, 요르단은 연간 강우량이 30~600mm로 세계에서 4번째로 물이 부족한 나라로 선정되었다. 또한 국토의 80% 이상이 연간 강수량이 100mm 미만인 사막 지대이며, 4%만이 연간 300mm 이상의 강수량을 보인다. 이는 요르단에서는 물을 제한된 양으로만 사용 가능함을 의미한다. 또한 최근 일어나고 있는 기후 변화는 요르단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을 줄임으로써 요르단의 물 부족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연료 및 에너지 저장 매체로서의 수소를 개발하기 위한 공급원료로 물을 확보하는 것은 요르단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이다. 예를 들어 그레이 및 블루 수소를 생산하려면 개질 과정의 증기를 위해 충분한 양의 물이 필요하다. 또한 전기분해를 통한 그린 수소 1kg를 생성하려면 9리터의 고순도 물이 필요하다. 이때 고순도 물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물에서 발견되는 이온(염)에 의한 부작용을 제한하기 위해 사용된다. 

 

요르단은 최근 홍해 아카바로부터 바닷물을 담수화하여 수도 암만으로 운반하는 「아카바 해수 담수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만약 이 프로젝트가 최종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요르단의 녹색 수소 시설에 물을 공급하는 것은 요르단의 물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 경우에만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2) 인프라 부재

 

그린 수소나 수소기반 합성연료를 수송하고 저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기반시설이 필요하다. 수소의 형태에 따라 수소를 운반하는 방법이 다른데, 액화되거나 암모니아 또는 액체 유기 수소 운반체(LOHC)로 전환된 수소는 선박을 통해 수송 가능하다. 이는 요르단에서 수소를 생산하여 해외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요르단 유일의 항구인 아카바 항의 기반 시설을 업그레이드해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수소의 거래를 위해서는 파이프라인, 항구, 저장고, 수소 준비 엔진 및 가스터빈, 수소 자동차와 같은 새로운 기반 시설이 필요한데, 우선적으로는 기존 요르단의 천연가스 인프라를 수소와 혼합하여 사용할 수 있겠으나 궁극적인 수소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최근 수 년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요르단은 전력 수급에 불안정성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 송배전 그리드의 안정성을 강화함으로써 수소 에너지 활용을 위한 기반 인프라를 구축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3) 높은 비용

 

비용 문제는 요르단에서 수소 시장을 활성화하는 주요 장벽이다. 석탄 및 천연 가스와 같은 화석원료를 활용하여 생산되는 그레이 수소에 비해 그린 수소의 생산단가는 2~3배 비싸다. 또한 그린 수소 생산비용은 전기분해 시스템의 투자 비용, 용량 및 신재생에너지 자원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비용 등에 따라 달라진다.

 

 

수소 관련 프로젝트 

 

2021년에 호주의 그린에너지 개발업체이자 투자자인 Fortescue Future Industries(FFI)는 요르단 정부와 협력하여 요르단에서 그린 수소와 그린 암모니아의 생산 방법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이에 따라 2021년 11월에 FFI사와 요르단 정부는 그린 수소 생산공장에 전력을 제공할 대규모 태양광 및 풍력 발전소를 요르단 남부 지역에서 탐색하기 위한 기본 계약에 서명했다.

 

요르단과 FFI사 간의 이 파트너십은 요르단 최초의 그린 수소 및 그린 암모니아 생산을 위한 첫 단계이다. 동 계약에는 태양열 발전을 위한 450㎢의 토지, 풍력 에너지 생산을 위한 1,000㎢의 토지, 그리고 장래의 생산 및 저장 시설을 위한 산업 구역 내부의 1.5㎢ 규모의 토지 제공이 포함되어 있다. FFI사의 조사 후, 양 당사자는 그린 수소 및 그린 암모니아 생산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향후 투자 계약에 대해 추후 논의할 예정이다.

 

동 프로젝트에는 아카바 근처 요르단 남쪽 지역의 PV 태양전지 패널의 전력량을 결정하기 위한 현장 조사가 포함되었으나, 구체적인 위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또한 FFI사는 요르단 남부 지역에서 풍속을 측정하여 풍력 터빈 단지에서 공급되는 전력의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데이터가 수집되면 태양열 및 풍력 에너지에서 생성된 에너지가 아카바 항구 근처에 마련된 그린 수소 및 그린 암모니아 생산 시설 충전에 적합한지에 대한 기술 모델이 구축된다. 또한 실제 운영시 비용 수준을 가늠하기 위한 인프라 조사도 병행된다. 

 


 

 

시사점

 

현재 요르단에는 수소 생산이나 저장과 관련한 규정이나 구체적인 정책 프레임워크가 마련되지 않았으며, 수소 발전 관련 전문가 그룹, 기업, 협회 등이 전무한 상황이다. 또한 수소 산업 특성상 높은 물 사용량과 높은 초기 투자 비용 등이 필요해 요르단 정부가 실제 수소 산업을 구현해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단, 산업 선진국들의 지원이 있을 경우 요르단의 수소 산업은 급진전할 가능성도 있다. 요르단 정부투자가관리기업(Government investments management Co.) 임원인 Hamzeh Alayani씨는, 독일 등 EU국가에서는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파이낸싱에 나섰으며 자국 생산 수소의 대외 수출 증대를 위해 비EU 국가에 최대 10억 달러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어 요르단이 그 수혜국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Alayani씨는 또한, UN이 2021년에 발표한 ‘긴급한 기후변화 대응조치’ 시행에 있어 요르단도 예외가 아니므로 향후 수소 산업으로의 진전 가능성은 높다고 평가했다.

 

요르단이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산업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한국 기업은 미래 요르단 수소 시장 진출을 위한 지식 공유 및 역량 구축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한국 기업은 요르단 에너지광물자원부 및 환경부와 같은 현지 주무 부처와의 협력을 통해 요르단 정부에 첨단 기술을 소개하고 규제 및 정책 프레임워크 개발을 지원할 수 있다. 이미 한국의 발전사 6~7개사가 요르단에 진출하여 각종 에너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높은 평판을 얻고 있는 만큼 새로운 에너지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은 요르단의 주력 파트너로 떠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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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요르단 에너지광물자원부, Meedproject, ANDP 및 각종 언론보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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