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차 충전 인프라, 얼마만큼 왔을까?

 

 

유럽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얼마만큼 왔을까?

 

2022-08-29  벨기에 브뤼셀무역관 권진희

 

 

- 유럽의 전기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충전 인프라 구축 활발하지만 국가별 편차 커

국내 기업들은 EU 정책과 국별 인센티브 제도 등 살펴 진출 기회 노려야

 

Fit for 55* 목표 달성을 위해 내연기관 차량에서 제로배출 차량으로의 전환이 요구되면서 유럽의회와 EU 이사회는 2030년까지 승용차의 CO2 배출량 감축을 55%, 소형 상용차의 CO2 배출량 감축을 50%로 목표를 정했다. 또한, 2035년까지 신규 차량에 대한 탄소배출 제로 달성 목표를 내용으로 하는 CO2 배출 규정 개정안에 동의한 바 있다.

* 1990년 대비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최소 55% 감축을 위한 법안패키지

 

 

전기차 판매 꾸준히 증가

 

전 세계 청정에너지 분야 중에서도 전기차 시장만큼이나 역동적인 분야도 없을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22 글로벌 전기차 전망(Global EV Outlook 2022)’에 따르면, 2021년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두 배 증가하여 660만 대라는 새로운 신기록을 세웠다. 2012년 당시 전세계에서 팔린 전기차 수는 연간 12만 대에 불과했는데, 2021년 주간 전기차 판매 수는 이보다 높았다. 

 

2021년 전 세계 총 차량 판매 중 전기차 판매가 차지하는 비율은 거의 10%에 가까워, 전 세계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의 수는 1,650만 대에 달했다. 이는 2018년 수치보다 3배나 뛴 수치이다. 2022년 현재까지 전기차 판매량은 계속 오르고 있어, 1분기 판매량은 2백만 대수로 전년 동기간 대비 75% 상승했다.

 

게다가 최근 고유가 현상이 이어지며 많은 사람이 전기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여행 횟수가 현저히 줄어든 반면, 차량 소유에 대한 열망은 더 커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량 선택에 있어서는 전기차가 단연코 소비자들 마음을 사로잡았다. 

 

Ernst & Young ‘모빌리티 소비자 지수(Mobility Consumer Index)’에 따르면, 여론조사에 참여한 사람의 52%가 다음 구매할 차로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년 만에 22%P 증가한 것으로, 처음으로 수치가 50%를 넘었다. 

 


 

판매면에서 볼 때 아직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전기차 판매 수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조만간 바뀔 거라 예측된다. 2025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신차 5대 중 1대가, 2030년에는 신차 5대 중 2대 전기차일 것이며, 유럽에서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가 중단됨에 따라 향후 판매되는 신차의 100%는 전기차가 차지할 전망이다.

 

이렇듯 EU의 탄소제로 정책과 전기차로의 전환 움직임에 힘입어 유럽의 전기차 시장은 순항 중이다. 향후 급속도로 늘어날 충전 인프라 수요를 대비할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 또한 이 역동적인 수요를 따라가고 있을까?

 

전기차 구매에 대해 소비자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주행거리 불안(range anxiety)이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 전기차는 완전충전으로 4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으며, 이로써 다음 충전지점까지 도착할 때까지 남은 배터리가 부족해서 느끼는 불안감이나 공포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국가별로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유럽 내 공용충전지점 네트워크가 발달하면서 요즘엔 거리에 전기차가 모습을 종종 드러내고, 충전지점 또한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다. 전기차 판매량의 전례 없는 증가는 세계적인 현상이며, 특히나 유럽에서의 판매량 급증은 주목할 만하다.

 


유럽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현황

 

유럽감사원재판소(European Court of Auditors)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유럽에는 33만개 이상의 공용충전지점이 설치되어 있으며 이 수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한편, 동 보고서는 공용충전지점의 불균등한 분포도가 역내 이동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유럽의 전기차 충전지점은 전반적으로 네덜란드와 독일 두 국가에 집중되어 있다. 소위 ‘충전 인프라 선진국’과 ‘충전 인프라 후진국’과의 격차는 아주 큰데, 가장 많은 수의 충전지점 보유국인 네덜란드는 가장 적은 수의 충전지점 보유국인 키프로스와 약 1,600배나 차이가 난다. 

 


 

2014년, 유럽에서는 회원국이 대체연료 차량과 선박을 위한 충전시설을 개발하도록 하는 지침인 대체연료 인프라 지침(AFID, Alternative Fuels Infrastructure Directive)이 수립되었는데, 이는 역내에서 차량 최대 10대당 공용충전지점(PCP, Public Charge Point) 한 곳 구축*을 목표로 한다.

* 공용충전지점 한 곳이 몇 대의 전기차를 부담하는 꼴인지가 기준

 

2021년 기준, 유럽의 충전 인프라 현황은 전기차 7.5대당 PCP 한 곳으로, 대부분의 EU 국가가 2014년에 수립된 목표를 이미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키프로스, 핀란드, 그리스, 스웨덴 4개국만 PCP 당 충전 전기차 대수가 10대를 초과하고, 벨기에와 아일랜드의 경우는 충전 전기차 대수가 10대로 조사되었다. 네덜란드는 성숙한 단계의 전기차 시장을 보유한 만큼 충전 인프라 면에서도 단연코 앞서면서 PCP 당 충전 전기차 약 4대를 자랑한다. 

 


 

그렇다고 PCP 당 충전 전기차 대수가 10대를 훌쩍 넘는 핀란드와 스웨덴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핀란드는 PCP당 충전 전기차 대수가 15대로 타 국가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갖고 있지만, 공용 급속 및 초급속 충전지점을 구축함으로써 각 충전기가 갖는 부담을 덜면서 부진한 성적을 상쇄하는 결과를 내게 된다.

 



 

​차량 최대 10대당 공용충전지점 한 곳 설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추가 구축이 필수다. 2025년까지 필요한 공용충전지점은 약 130만 곳, 2030년까지 약 3백만 곳으로 유럽은 이 목표를 달성할 날이 머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관련 주요 정책

 

집행위는 2020년 12월 9일 지속가능 스마트 모빌리티 전략(Sustainable and Smart Mobility Strategy)을 발표했는데, 이는 공용충전지점을 2025년까지 100만 곳으로, 2030년까지 300만 곳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골자로 한다. 동 전략은 EU의 운송 시스템이 그린․디지털 전환을 달성하고 미래 위기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는 회복력을 기르는 방법에 대한 초석을 마련한다.

 

유럽연합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여러 가지 법안을 제안한 바 있는데 그중 많은 법안이 모빌리티에 관한 것이라 눈길을 끈다.

 

2021년 7월 14일 집행위는 Fit for 55 패키지 초안 발표 시 대체연료 인프라 지침(AFID, Alternative Fuels Infrastructure Directive) 개정과 더불어 개정 법안 형태를 기존의 ‘지침(Directive)’에서 ‘규정(Regulation)’으로 변경해 법적인 구속력 강화를 제안한 바 있다. 대체연료 인프라 규정(AFIR, Alternative Fuels Infrastructure Regulation)이 도입되면 자국의 국내법으로의 전환 없이 모든 EU 국에 법적 구속력이 적용돼 회원국의 목표 규정 준수가 의무화된다.

 

동 규정은 공용충전지점을 통해 전기차종별 인프라 구축 목표 설정을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 배터리 전기자동차(BEV)는 최소 1kW,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는 최소 0.66kW로 설정했다. 이에 더해 범유럽운송네트워크(TEN-T)의 핵심구간 내 60km마다 공용충전지점을 설치해야 한다는 중량트럭과 대형트럭의 거리 기준 목표 규정도 주 내용으로 한다.

 

집행위는 또한 2021년 12월 15일 건물에너지성능지침(EPBD, Energy Performance of Buildings Directive) 개정안 제안을 도입했다. 이는 거주 건물, 비거주 건물의 구분 없이 건물에너지성능지침에 따라 신축 및 개조, 보수 중인 기축건물에 충전기 설치 또는 충전기 설치를 위한 배선 구축화 의무사항을 규정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집행위가 2021년 7월 14일 발표한 재생에너지 지침(RED, Renewable Energy Directive) 개정안도 있다. 이는 공용충전지점 운영을 위한 연료로 신재생 전기를 제공하는 공급자들을 위한 새로운 인센티브 메커니즘을 구축해서 e-모빌리티 확산 촉진을 꾀하는 정책으로, 비공용 충전지점에 스마트 충전과 양방향 충전시설 설치 또한 제안한다.

 

현재 유럽에는 140만 대의 전기차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으며, 집행위는 2030년까지 이 수치를 3천만 대까지 끌어올리기를 희망하며, 자동차 제조업체의 탄소 저배출 차량 생산을 장려하고 포괄적 충전 인프라 개발을 지원하는 등 전기 e-모빌리티의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1년, 유럽연합이 합의한 경제회복기금 중 상당 부분을 많은 회원국이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배정한 바 있다. 같은 해, 벨기에, 핀란드,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또한, 스웨덴은 2022년 초 대형트럭 충전 인프라를 위한 보조금으로 약 6,400만 유로를 발표했으며, 네덜란드 전기차 충전기 설치 확대를 위한 프로젝트인 ‘충전 인프라를 위한 국가 지식 플랫폼(National Knowledge Platform for Charging Infrastructure)’은 HDV 충전 네트워크의 확대를 위한 로드맵을 개발하기도 했다.

 

미아페트라 쿰풀라 나트리(Miapetra Kumpula-Natri) 유럽의회 핀란드 의원은 “운송이 유럽의 온실가스 배출의 거의 ¼에 해당하는 배출량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기후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e-모빌리티의 역할이 중요하다. 충전 인프라 또한 이 목표 달성과 궤를 같이한다.”며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는 인터뷰에서, "공용충전지점의 비율은 가정이나 직장 충전지점과 같은 비공용 충전지점 구축화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기축건물과 신축거물의 공용 및 비공용 충전시설 구축 의무를 규정함으로써 EPBD는 AFIR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 추가 참고자료: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입장문, Recast of Energy Performance of Buildings Directive (EPBD)

 

 

전망 및 시사점

 

ChargeUp EUROPE의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전기차 운전자의 패턴을 볼 때 많은 운전자가 가정과 직장에서 주로 충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확산을 위해서는 공용 충전지점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장거리 여행을 가능케 하고 충전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급속 충전지점을 늘려 더 많은 운전자가 충전지점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전기차로의 전환에 발맞춰 충전 인프라 또한 속도를 내고 있는 분위기다. 관련 정책 마련에도 힘을 쓰고 있는데, 국내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관련 정책을 살펴보면 전기차와 충전 인프라 목표를 달성하고자 2022년에는 전년 240억 원 대비 약 3배에 달하는 740억 원의 보조금을 완속 충전시설 보급을 위해 편성했다.

 

전 세계적으로 충전 인프라를 얘기할 때 현재까지는 국가별 공용충전지점의 수에 집중하는 단계이지만, 이제는 ‘양’ 뿐만이 아니라 ‘질’에도 관심을 가질 날이 머지않았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품 제조사 등 충전 인프라 관련 기업들은 충전 인프라 사각지대는 어디인지 지역별로 충전 인프라 분포도를 살펴보는 것에 더해, 충전 배터리와 충전 기술 발전도 눈여겨봐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EU의 주요 정책, 국가별 인센티브 제도들과 투자 현황을 면밀히 살펴 진출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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