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consumer에서 prosumer로, 시민이 만드는 재생에너지 인기

 

 

벨기에, consumer에서 prosumer로, 시민이 만드는 재생에너지 인기

 

2022-09-08  벨기에 브뤼셀무역관  박초영

 

 

- 재생에너지를 시작으로 전력 시장의 탈중앙화 현실화

Prosumer 증가하며 태양광패널, 홈배터리 등 수요 증가 전망

 

 

Prosumer는producer(생산자)와 consumer(소비자)를 합친 단어이다.

 

높은 에너지 의존도를 유지해 온 유럽에 러-우 사태 후 급속한 에너지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다. 높은 에너지 비용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으며 오는 겨울, 난방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에너지 빈곤족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번 여름 엎친데 덮쳐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도 계속되면서 유럽 지역 전력난 또한 심화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에너지 시장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벨기에에서는 에너지 가격이 매일같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러-우 전쟁, 또 그로 인한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등이 단일 문제로 지적되고 있지만 벨기에의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은 조금 생각이 다르다. 지극히 중앙화 된 에너지 공급시장과 이윤을 추구하는 에너지 기업의 성격, 즉 에너지 공급시장의 구조를 문제로 지적한다.

 

 

“전통적인 에너지 기업들은 이윤을 남기는 것이 주 목적이기 때문에 시장의 높은 에너지 비용에 대해 해결책을 제공하려 하지 않는다” - 재생에너지 협동조합 Ecopower

 

에너지 가격이 치솟는 요즘,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다. 벨기에 플랜더스 지방의 협동조합인 Ecopower는 현재 수요가 급증해 2022년 말까지 신규 회원 가입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조합은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아 주류 시장에서 전력을 구입해야할 때도 있는데, 전력 시장 상황이 이와 같이 지속될 경우 지속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협동조합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단연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비와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 증가 덕이라 할 수 있다. Ecopower에 따르면 최근 들어 큰 폭의 가격 변동을 보인 주류 전력시장에 반해 협동조합이 구매하는 전력비는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현재 주류 전력시장의 절반 정도 비용으로 전기를 구매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이란?

 

에너지 협동조합이라는 개념은 단일 전력시장에 익숙한 한국인에게는 조금 낯설다.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은 소규모 단위에서 재생에너지를 생산·구매하는 협동조합이다.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출자금을 내고 가입을 하면 지역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공동 소유자가 된다. 회원은 발생하는 이익을 나누어 갖고 전력을 공정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벨기에에는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의 연합인 REScoop이 존재한다. REScoop에 따르면 벨기에 플랜더스 지역에 21개의 협동조합이, 왈로니아 지역에 19개의 협동조합이 활동하고 있다. 협동조합 중 상당수가 자원활동 기반이며 지붕 위 태양광, 해안 풍력발전, 수력발전, 바이오메탄, 바이오메스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왈로니아 지역 내 70MW의 재생에너지 설비가 설치되었거나 설치되는 중이며, 2021년 기준 1만 5000명의 조합원들이 2350만 유로를 출자금으로 지불했다고 한다. 또한 플랜더스 지방 협동조합 중 하나인 Ecopower는 작년 풍력·태양력 발전으로 약 5만 5000가구에 8000만 KWh 전력을 생산했다고 전했다.

 

 

에너지 산업의 탈중앙화, 어떻게 가능해졌을까?

 

2016년 EU 집행위원장은 소비자 및 지역사회가 전력 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으며, 그 이후 EU의 세 번째 에너지 패키지(Clean Energy Package)가 발표되며 유럽 내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이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2019년 발표된 Clean Energy Package는 전력망 현대화, 초국경 에너지 네트워크 개선, 에너지 생산자와 소비자로서의 시민의 적극 참여시키는 내용을 포함하며 EU의 미래 전기 시스템에 재생에너지를 통합시키는 내용이다.

 

협동조합의 증가는 단순히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비용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 생활에 필수인 전력을 이윤 창출 모델이 아닌 필요성 충족 모델로, 또 자원 고갈 모델이 아닌 지속가능한 모델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시민의 의지가 점차 수면으로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벨기에 겐트(Gent)지역의 재생에너지 협동조합 Energent의 직원 An Van Hemeldonck는, “지금은 사람들이 말도 안되는 (에너지)가격에 집중하고 있지만, 기후 변화의 효과가 점점 드러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 협동조합에 관여하게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더군다나 재생에너지 설비와 관련해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태양광 패널은 이번 년도까지 연장된 상태로, 이후 계속 될지는 미정) 물량 및 설치 인력이 부족해 대기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그만큼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소규모 재생에너지 생산자의 증가는 소규모 태양열 발전의 증가로 이어질 전망

 

협동조합이 제공하는 재생에너지를 전력망에서 직접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생산+소비를 조합하는 프로슈머(Prosumer)가 증가하면서 재생에너지를 가정에서 직접 생산하는 경우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즉, 지붕에 설치하는 태양광 패널과 이에 필요한 모듈, 인버터 수요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겨울 일조량이 많지 않은 벨기에 특성상 배터리에 대한 수요 증가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배터리 없이 태양 에너지를 생산할 시 전력을 바로 사용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과잉 전력은 전력망으로 주입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해가 짧고 밤이 긴 벨기에의 겨울날, 일을 마친 후 돌아와 저녁 시간에 전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배터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전력망 운영자 Fluvius와 플랜더스 에너지 기후 기관(VEKA)에 따르면, 플랜더스 지방에서는 2020년에 비해 2021년 홈배터리 설치량이 30배 증가했다. 설치가 증가한 이유 중 하나는, 정부의 홈배터리 보조금 지원이며 전기계량기에서 디지털계량기로의 전환도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현재 플랜더스 정부는 환경 친화적 배터리(리튬이온) 사용을 장려하는 동시에 피크 시간 전력망 과부하 방지를 위해 홈배터리에 최대 1725유로를 EU와 공동으로 지원하고 있다. 보조금은 2021년 3200유로까지 지원되었지만 수요가 차츰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2025년까지 보조금은 매년 줄어들 예정이다. 단, 브뤼셀과 왈로니아 지방에서는 보조금이 지원되지 않는다. 

 


 

벨기에 내 홈배터리의 가격은 3000유로에서 8000유로 사이이며, 인버터 가격은 설치를 포함해 1500~2000유로 사이이다. Tesla의 Powerwall 모델은 6000~9000유로 사이이며, LG 홈배터리는 약 4000~7000유로로, kWh당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가 많다. 또 다른 저렴한 브랜드로는 Fenecon과 Solarwatt가 있으며 가격은 4000~5000유로 선이다.

 

 

시사점

 

벨기에 내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의 성장은, 지정학적 정치 상황에 기대지 않고 시민이 직접 에너지 시장을 만들어 나가는 로컬 에너지 시장의 성장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태양열을 통한 가정 내 재생에너지가 인기를 끌며 태양열을 사용한 온수기, 히트펌프 등에도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주의할 점은, 단순히 재생에너지라서 설치율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성이 있어야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는 것이다. 기기 구입과 보조금을 함께 고려해 몇 년 안에 손익분기점이 달성되는지 계산 후 결정하는 가정이 많으므로 재생에너지 관련 기기 생산업체는 보조금이 지원되는 시기에 맞추어 수출을 고려해볼 수 있다. 지방정부별 보조금 지원 내역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플랜더스(네덜란드어): 링크가기

왈로니아(프랑스어): 링크가기

브뤼셀(네덜란드어): 링크가기 (프랑스어) : 링크가기

 

현재 불안정한 에너지 수급, 그로 인해 폭등하는 에너지 비용으로 벨기에뿐만 아니라 EU에서도 재생에너지·단열·전기효율제품 등을 공격적으로 장려하는 추세이다. 이와 관련한 사업으로 EU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은 현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 수요 및 관심의 증가와 함께 제품의 지속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EU는 에코디자인(Ecodesign) 이니셔티브를 통해 각종 제품 전반의 효율성, 순환성, 내구성 등을 장려하기 위한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는 휴대폰과 태블릿 PC와 관련해 진전이 되고 있으며, 태양광 모듈, 인버터, 태양광 시스템의 에코디자인도 올해 4분기에 추진이 계획돼 있다. 모듈과 인버터의 수리 및 재활용을 쉽게 디자인하고 패널 효율(yield), 생산 및 운송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 기준 설정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순환경제를 위한 요건들은 계속해서 강화될 전망이니 선제적으로 준비를 한다면 단일시장 내 상품의 자유 이동을 발판 삼아 넓은 시장에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내용은 KOTRA 해외시장뉴스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원본링크 바로가기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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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REScoop, Ecopower, Energent, 플랜더스/브뤼셀/왈로니아 지방정부 사이트, Unsplash Riccardo Annandale, 현지 보도자료 등 KOTRA 브뤼셀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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