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리포트] 수소자동차 성공의 비결은?

수소자동차 성공의 비결은?


박명덕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전기차와 수소차는 수송 부문의 탄소배출량을 낮추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 shutterstock

 

 

수송부문은 2019년 기준으로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 중 약 13인 98.1백만톤을 배출하고 있으며 전력을 생산하는 전환부문(37과 산업부문(36)에 이어 3번째로 높은 비중을 기록하고 있습니다[1]. 수송부문은 또한 실제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가장 빈번하게 대기오염물질을 접하게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집 앞과 일터 등 일반시민들의 활동공간에서 쉽게 운송수단인 자동차를 접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자동차는 여전히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하루 빨리 수송부문의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줄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수소차와 전기차는 친환경차의 대표주자인 만큼 장단점도 뚜렷

합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소’(왼쪽 그림) 및 

전기차 ‘아이오닉’(오른쪽 그림) © 현대자동차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와 수소차는 최종적으로 전기를 연료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차이점이라면 전기차는 차량 속에 배터리를 설치하고 외부에서 생산된 전력을 충전하여 사용하는 반면 수소차는 차량 내에 수소연료전지를 설치하고 충전된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여 사용합니다. 전기차와 수소차 모두 국내에서는 친환경차로 분류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무배출차(Zero Emission Vehicle, ZEV)로 지칭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국내의 전기차 및 수소차 판매량은 매우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021년 12월 기준 전국등록차량을 보면 수소차는 19,404대, 전기차는 231,443대로 전체 등록대수(약 2,490만대)에서 각각 0.08, 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2]. 다만 올해(22년 1월부터 3월) 자동차 판매량은 전기차가 전체판매량의 6.8(25,532대), 수소차가 0.4(1,414대)의 비중으로 증가추세에 있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3].

 

 


전기차(왼쪽, 2021년 10월 기준)와 수소차(오른쪽, 2021년 7월 기준)의 충전기 보급 현황. 전기차에 

비해 수소차 충전소가 훨씬 적습니다. © 에너지환경신문, 월간수소경제

 

 

수소차의 보급률이 현저히 낮은 이유는 먼저 산업적인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산업발전단계로 보면 초기단계인 친환경차 산업은 아직 내연기관차에 비해서 소비자 선택권과 편의성이 현저히 부족합니다. 가장 많이 지적되는 개선사항은 충전설비의 확충입니다. 현재 수소충전소는 전국에 105곳이 있으며 대부분의 충전소는 1개의 충전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4]. 전국에 주유소가 2021년 5월말 기준으로 11,290개가 있다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일 것입니다[5]. 물론 충전설비의 부족은 수소차 뿐 아니라 전기차에게도 적용되는 개선사항이기도 합니다. 

 

제품 자체의 경쟁력 또한 중요한 부분입니다. 수소차는 구매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내연기관차 대비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전기차는 주행거리를 더 늘려야 하는 과제가 있는 반면, 수소차는 소수의 제조업체에서 적은 차종만 생산되고 있어 전기차 대비 소비자의 선택권도 다소 제한적인 것도 낮은 보급률의 주요 원인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산업초기인 수소차가 이미 산업적으로 성숙된 내연기관차와 친환경차의 선두주자 격인 전기차와 일반승용차 부문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것도 낮은 보급률의 원인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현대차의 트레일러, 엑시언트의 수소연료전지 모델은 스위스에서 대량으로 구매하기도 해 
화제가

됐습니다. 일반적으로 대형 상용차에서는 수소차가 전기차보다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현대자동차

 

 

수소차는 트럭 등 상용차 부문에서 전기차보다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기차보다 수소차는 고중량 적재가 가능하며[6] 주행거리는 길고 충전시간은 짧은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친환경차는 일반승용부문에서 대부분 보급되고 있는 상황이며 장거리 운행을 필요로 하는 화물운송부문은 아직 친환경차 보급은 매우 적습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보면 수소차는 일반승용차 부문보다는 대형 화물 수송과 같은 상용부문에서 더 많은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7][8]. 특히 경유를 주로 사용하는 화물수송은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물질을 다량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더욱 신속하게 친환경차로 대체해야 합니다. 다만 화물운송은 대부분 사업용으로 경제성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화물운송차량이 사용하는 경유에 비해 수소가격이 더 저렴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경유차량에 비해 운송비용은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9].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정부는 수소연료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화물차량에 적용되는 유가보조금에 대한 조정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10]. 결국 차량가격, 연료경제성, 편리한 충전 기반시설 등이 수소차 활성화의 열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소연료전지의 반응 원리. 반응 산물이 순수한 물이라 어떤 에너지원과 비교해도 공해가 적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 현대자동차

 

 

그러나 제품경쟁력 확보, 저렴한 운송비용, 산업인프라의 확충은 단기적인 수소차 성공의 비결일 것입니다. 진정한 수소차 성공의 비결은 사실 수소 그 자체에 있습니다. 우리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차 대신 수소차를 사용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대부분의 수소는 천연가스에서 추출하는 추출수소가 일반적이어서 수소를 생산할 때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9]. 따라서 수소차를 사용한다고 해도 추출수소가 사용연료의 대부분일 경우 여전히 대기오염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 아니라는 지적이 가능합니다[9]. 수소를 친환경적으로 생산하는 방법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수전해 방식으로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식입니다. 많이 알려진 수전해 방식 수소 생산의 문제점은 높은 비용으로 추출수소에 비해 약 2~4배 정도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11]

 

비용의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여전히 제기되는 문제점은 전기를 사용하여 수소를 생산하고 다시 그 수소를 원료로 전기를 만들어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지요. 따라서 수소생산을 위해 사용되는 전기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발전에서 발생하는 잉여전력입니다. 현재 풍력발전이 많은 제주도는 때때로 풍력발전의 발전량을 제한하기도 하는데[12] 이때 제한되는 발전량을 수소생산에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최근에는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신기술이 소개되기도 합니다만[13] 여전히 저렴하게 대량의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현재 기술로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따라서 수소자동차 성공은 결국 대량의 친환경 수소를 저렴하게 생산하여 공급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수소 화물트럭을 넘어서 지게차 등 특수차 부문에서도 활용될 수 있으며 선박 등 해상수송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14][15]. 청정하고 저렴한 친환경 수소의 원활한 공급이 결국 수소차, 더 넓게는 수소 수송수단의 성공을 가름하게 될 것입니다.

 

※ 박명덕, 이상열(2021.07) 수송부문 수소사용 활성화 방안 연구, 에너지경제연구원 링크 

   https:////lib.keei.re.kr/search/DetailView.ax?sid=1%26cid=808143 

 

 

** 참고문헌 **

 

[1] 2050탄소중립 시나리오, 2050탄소중립 위원회, 2021.10.

[2] 2021년 12월 자동차등록자료 통계, 국토교통부 통계누리

[3] 2022년 3월 자동차산업 동향(잠정), 산업통상자원부, 2022.04.15.

[4] 무공해차 통합누리집, 수소충전소 위치정보 2022.04.26.기준 (https:////www.ev.or.kr/h2monitor) 

[5] “GS칼텍스, 주유소 점유율 3위도 ‘흔들’… 올 5월까지 43개 감소”, 조선비즈 2021.06.23.

[6] 제4차 친환경자동차 기본계획, 관계부처 합동, 2021.02

[7] 현대차 수소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 캘리포니아 달린다, 전기신문, 2021.07.28

[8] 현대차, 수소차 승용·상용 투트랙 박차, 대한경제, 2022.03.31.

[9] 수송부문 수소사용 활성화 방안 연구, 에너지경제연구원, 2021.07

[10] 국토부, 수소 연료보조금 도입 따라 화물차 유가보조금 체계 개편, 가스신문, 2021.11.30

[11] 수소경제 로드맵, 관계부처 합동, 2019.01

[12] 제주 풍력 출력제한, 육지로 확대된다"…업계 머리 맞대, 전기신문, 2021.12.01.

[13] 암모니아에서 친환경 수소 생산…화학연, 촉매 공정 개발, 동아사이언스, 2021.01.25.

[14] 현대건설기계, 소형 수소지게차 개발 착수, 전자신문, 2021.08.17.

[15] 울산 수소선박, 태화강서 닻 올렸다, 한국경제신문, 2022.04.21 


출처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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