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리포트] 바다로부터 얻는 에너지

바다로부터 얻는 에너지(부유식 해상풍력과 해양에너지)

이은창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 공학(기술경영)박사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재생에너지로 풍력발전이나 태양광발전은 다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부족한 공간으로 인해 육지 개발이 어렵습니다. 산림훼손이나 그에 따른 산사태 우려, 주민들의 반대도 있어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개발하기는 더욱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바다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합니다.

바다의 재생에너지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해상풍력발전입니다. 하지만 해상풍력발전도 연근해에서는 어업이나 군사지역으로 인해 개발이 쉽지 않습니다. 더 먼 바다로 나가야 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된다면 수심이 깊어 풍력발전기를 바다 위에 띄우는 부유식 해상풍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멀리 있는 바다에 설치하기 때문에 대형 발전기를 사용할 수 있고, 대규모로 발전단지 조성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반대도 줄어드는 장점이 있습니다.

부유식 해상풍력 외에도 아직은 기술개발이 더 필요한 조류·파력과 같은 해양에너지도 있는데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분야입니다. 해양에너지는 재생에너지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미미하지만, 우리나라는 해양에너지 부존자원이 풍부하고, 미국이나 EU와 같은 선진국은 해양에너지를 미래 주요 에너지원으로 투자하고 있어 향후 새로운 산업으로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유식 해상풍력이나 해양에너지는 아직 발전단가가 높아서 상용화되기까지는 오래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육상풍력발전의 경우 발명에서 경제성 확보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초기 풍력발전기는 1887년에 발명됐지만 현대화된 풍력발전기의 모습을 갖추고 경제성을 갖추기에는 100년에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세계 1위 풍력발전기 제조사인 베스타스도 1978년에 첫 풍력발전기를 생산했습니다. 풍력발전기는 1980년대 15m였던 지름이 2000년대에는 100m를 넘어 평균 크기가 급속히 증가했습니다. 최적화된 디자인이 출현한 이후부터 발전 효율을 높여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형화가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후반에 750kW 용량이었던 풍력발전기는 대형화를 통해 현재 15MW까지 진화했습니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는 MW급 발전기가 나온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아직 다양한 디자인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다만 풍력발전기가 상부에 설치되고, 하부구조물은 성숙단계에 있는 해양플랜트와 유사하여 예상보다 빠르게 기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다수의 상업화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지배적인 디자인이 나타나고 빠르게 경제성을 갖출 것으로 예상됩니다. DNV라는 기업에서는 2050년에는 해상풍력발전의 20 이상을 부유식이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는데,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은 해상풍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림>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의 주요 형태


자료 : DNV-GL(2020.12), “Floating Wind: The Power to Commercialize – Insights and reasons for confidence”

부유식 해상풍력과 비교하여 조력과 조류 외에 파력, 온도차와 같은 해양에너지는 상용화까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상용화 단계에 있는 조력발전은 우리나라 시화호에서 세계 최대 규모로 구축 운용되지만, 환경문제나 지역사회 갈등으로 인해 추가 설치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른 기술들은 세계적으로 이제야 실증이나 준상용화 단계에 있습니다. 유럽이나 미국은 해양에너지에 대한 실해역 실험장을 2004년에서 2017년 사이에 메가와트급으로 구축했는데, 우리나라는 2020년에 5MW 규모의 파력발전 실해역 시험장을 준공하여 선진국에 비해서 더 늦은 편이기도 합니다. 최근 선진국은 해양에너지 관련 연구개발 투자비를 급격히 늘리고 있습니다. 파력발전의 경우 수십에서 수백 MW 규모의 실증단지가 구축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앞으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우리나라에서 2027년을 목표로 다수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형조선사는 해양플랜트로 사업다각화를 꾀하다 크게 손실을 본 경험이 있습니다. 유가 폭락이 대규모 손실을 보게 된 가장 큰 원인이었지만, 내부적으로는 우리나라가 보유한 유전이 없고, 대규모 유전을 개발할 글로벌 디벨로퍼가 부족하여 엔지니어링 원천기술이 부족했다는 것이 중요한 실패 요인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 대형 유전은 없지만, 풍부한 바닷바람은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부유식 해상풍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발전단지를 개발할 수 있는 글로벌 디벨로퍼의 육성이 필요하고,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좁히기 위한 기술개발에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한편 경제성이 있는 상용화까지는 오래 걸리겠지만 해양에너지 분야는 아직 시장이 초기 단계입니다. 초기 단계이다 보니 풍력발전보다는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기술격차를 줄이는데 상대적으로 쉬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풍력발전처럼 시장이 열릴 때까지 준비 없이 기다린다면 글로벌 기업에 주도권을 내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친환경 에너지 산업이라는 관점에서 치밀한 계획을 세워 시장을 창출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해양에너지는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병행하여 우리나라의 새로운 혁신산업으로 육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 이은창, 홍성인(2021.02) 그린뉴딜을 이끌 해양재생에너지 혁신 전략-부유식 해상풍력과 해양에너지, 산업연구원 링크 

   https:////www.kiet.re.kr/research/economyDetailView?detail_no=2155

 

출처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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